[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을 피하는 성과로 승기를 잡은 중국이 내친김에 미국 등 외부의 내정 간섭 문제도 뿌리 뽑을 태세다.
1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주석은 전날 네팔 방문 중에 카드가 프라사드 올리 네팔 총리와 회담하며 "중국의 어느 지역에서든 어떤 사람들이 분열을 기도하면 몸이 가루가 돼 죽는 결과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의 분열을 지지하는 어떤 외부세력도 중국 인민들은 헛된 망상에 빠진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2만명 이상의 티베트 망명자가 사는 네팔 방문 중에 나온 발언인 만큼 티베트인들의 독립 요구 활동을 지지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다. 이날 시 주석의 방문에 맞춰 '티베트 독립' 시위를 벌이려던 활동가 10여명이 네팔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티베트 문제에 대한 시 주석 발언의 표현 수위가 평소와 달리 많이 거친데다가 최근 중국 정부가 홍콩의 반정부 시위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이 티베트, 신장위구르자치구, 홍콩, 대만 문제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경고라고 진단한다.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시 주석의 이번 경고는 홍콩 폭력시위 배후에 서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을 향하고 있다"며 미국의 중국 내정간섭을 염두에 둔 표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라우시우카이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도 "시 주석의 발언은 티베트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홍콩, 대만을 포함한 어디에서든 분리주의를 단속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미국이 홍콩, 대만 같은 내정 문제에 간섭하면 안된다는 광범위한 내용의 경고를 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지난 10~1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구매하는 조건으로 당장 15일로 예정됐던 미국의 중국산 제품 추가관세 인상 조치를 막아내는 '미니딜'을 성사시켰다. 이를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서방언론 조차 "이번 무역협상은 중국의 승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무역협상이 부분합의에 도달하면서 미국의 홍콩문제 개입 가능도 한 단계 낮아졌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미니딜' 성사 직후 홍콩시위 문제와 관련해 대해 "홍콩상황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중국이 홍콩에서 대단한 진전을 이뤘다"고 표현하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가 홍콩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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