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韓美서 '세타2' 엔진 평생 보증…비용만 9000억원(종합)

韓美 세타2 엔진 보증 대상 차량 '470만대'
현대차 6000억원·기아차 3000억원 3분기 실적에 반영
현대기아차 "고객 최우선 방안, 韓美 동등한 수준 보상"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제기된 '세타2' 엔진 집단소송에서 합의점을 마련하고 보상안을 제시했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와 미국에서 판매된 '세타2' 엔진 차량 고객을 대상으로 평생 엔진 보증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11일 현대기아차는 세타2GDi와 세타2GDi 터보엔진이 장착된 2010~2019년형 차량에 대해 엔진 평생 보증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엔진 예방 안전 신기술인 엔진 진동 감지시스템(KSDS) 적용을 확대하고 엔진 결함을 경험한 고객들에게는 별도의 보상도 시행하기로 했다.

대상 차량은 현대차 쏘나타(YF/LF), 그랜저(HG/IG), 싼타페(DM/TM),벨로스터N(JSN), 기아 K5(TF/JF), K7(VG/YG), 쏘렌토(UM), 스포티지(SL) 총 52만대다.

현대기아차 양재사옥

이번 엔진 평생보증은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시행된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도 10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 화해 합의 예비 승인을 신청했으며, 2011~2019년형 세타2GDi 차량에 대해 KSDS 적용, 평생 보증, 국내와 동등한 수준의 보상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에서 엔진 보증 대상 차량은 2011~2019년 생산된 세타2GDi 엔진(터보 포함) 장착 차량으로 현대차 230만대, 기아차 187만대 수준이다. 이로써 한국과 미국에서 현대기아차가 보증하는 세타2 엔진 차량은 총 470만여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집단소송 화해와 국내의 안전 신기술 적용 및 보상금액 등 이번 엔진 평생 보증 프로그램에 소요되는 비용은 충당금을 포함해 현대차가 6000억원, 기아차가 3000억원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는 약 9000억원에 달하는 해당 비용을 올해 3분기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보증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했으며, 미국 집단소송의 법원 예비 승인이 완료되는 시점에 해당 차종 고객들에게 별도 안내문을 발송하고 혜택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안내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기존 보증기간이 만료돼 콘로드 베어링 소착으로 엔진을 유상 수리한 고객에게 수리 비용과 외부 업체 견인 비용을 보상한다. 엔진결함 화재로 손실을 입은 고객에게는 보험개발원에서 발표하는 '차량 보험 잔존가' 기준으로 보상한다. 부품 결품으로 인한 수리 지연, 엔진 결함 경험 고객에게는 현대·기아차를 재구매할 경우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현대기아차는 차량 개발부터 생산, 판매 이후까지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있으며 결함이 발견되면 리콜 등 고객을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2015년과 2017년 미국·한국공장 엔진 제조과정에서 각기 다른 이유로 시동 꺼짐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발견해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또한 엔진의 이상 진동을 감지해 엔진 품질 문제를 사전에 획기적으로 차단하는 KSDS 시스템을 개발하고,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세타2GDi 차량에 적용하는 등 세타2 GDi 고객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