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유시민 '김경록 인터뷰 유·불리 따져 보도' 공방 논란

알릴레오 인터뷰 전문 공개한 데 이어 KBS도 인터뷰 전문 공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김경록 인터뷰'와 관련해 보도의 적절성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KBS가 각각 인터뷰 원본을 공개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는 유 이사장의 지적에 공영방송 KBS는 내부 갈등이 격화되며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도 연출했다. 그러나 언론계에선 양쪽 모두 보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인터뷰 내용만 골라 편집한 것을 두고 양비론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 이사장 측과 KBS는 11일 각각 노무현재단의 홈페이지와 KBS 홈페이지에 원문을 공개했다. 앞서 노무현재단 측은 8일 유튜브 체널 '알릴레오' 인터뷰에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인 김경록씨가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사기꾼이며 조 장관 가족은 피해자라는 취지의 유튜브 방송을 내보냈다. 유 이사장은 김씨를 앞서 인터뷰한 KBS측이 검찰과 유착보도를 했고, 조 장관 측에 유리한 점은 고의로 보도에서 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1시간30분 분량의 해당 인터뷰 원문이 언론에 퍼지면서 유 이사장 쪽 역시 조 장관 측에 불리한 부분은 빼고 나머지만 방송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노무현재단 측도 "시민들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녹취록 원본을 노무현 재단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노무현 재단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김씨가 유 이사장과의 인터뷰에서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제가 인정을 했습니다. 하드(동양대 사무실 등에서 반출한 PC)나 이런 것들은 전혀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검찰에) 제출은 했지만, 그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이라고 인정을 하는 게 맞다. 제가 생각하기에도…"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 측 발언에 대해 대해 KBS는 9일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반박보도를 냈으나, 다음날 KBS 측은 조 장관을 취재했던 법조팀 기자들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특별취재팀 구성과 외부 조사위원회 구성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KBS 양대노조인 K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도 전날 비판성명을 냈다. 이 논란으로 사퇴한 KBS 사회부장은 "인터뷰에서 정 교수가 사모펀드 투자처와 내역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 보도했고 이것보다 중요한 게 있는지 모르겠다"며 왜곡보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히 KBS 노동조합은 양승동 사장에게 "KBS보다 유 이사장을 더 믿나"면서 정권의 눈치를 본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그러나 KBS도 조 장관 측에게 유리한 부분은 누락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KBS 보도에서 김씨는 사모펀드 운영사 코링크PE를 조 장관 5촌 조카가 운용한다는 사실을 정 교수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내용을 전했다. 또 정 교수가 2차 전지업체 WFM에 관한 분석을 자신에게 문의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해당 원문에는 김씨가 "제 생각이 일반적으로 많이 당하는 일을 당하신 것 같구나"라며 정 교수가 피해자일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더했다. 이에 대해 KBS 보도진 측도 "당시 보도에서 이 부분을 짧게나마 언급했어야 했다는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그러나 정 교수 본인이 '피해자'라고 스스로 말한 바 없는 상황에서, 저희가 섣불리 '피해자'라는 프레임을 만드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