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홍콩 정부가 사실상 계엄령인 '긴급정황규례조례(이하 긴급법)'를 발동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시위대의 복면 착용 금지에 대해서는 시위 진압을 맡고 있는 홍콩 경찰 내부에서도 논란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내각인 행정위원들이 참석하는 특별행정회의를 열어 긴급법에 따른 복면금지법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 법은 시위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법안 처리와 함께 의회 승인 없이 곧바로 시행된다.

긴급법이 발동되면 비상대권을 부여받는 람 장관은 비상사태 또는 공공 위험이 있는 경우 모든 규정을 만들 수 있는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시위대에 대한 체포, 구금, 추방, 압수수색, 교통 통제, 재산 몰수, 검열, 통신 금지 등도 가능하다. 홍콩이 비상계엄 상태에 돌입한다는 의미다.


홍콩에서 긴급법이 발동된 것은 반(反)영국 폭동이 일었던 1967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 법을 어기면 최대 1년 징역 또는 2만5000홍콩달러(약 382만원) 벌금이 부과된다. 법은 합법적 시위에도 적용된다.

긴급법 발동 여부를 두고 찬반 논란은 여전하다. 홍콩 내 진중파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은 "법안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지만, 지금은 이 법이 폭력을 억제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법안이자, 고통스러운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법안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역풍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은 "현재는 시위자를 체포해야만 마스크를 벗으라고 요구하거나 강제로 벗길 수 있지만, 법이 통과되면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자체로 경찰을 자극해 여러가지 더 많은 갈등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은 "마스크 착용자가 감기에 걸려서 마스크를 쓴 것이라고 의사 진단서라도 꺼내 보인다면 그에 따른 합리적 의심을 해야 할 것이고, 이는 그가 마스크를 쓴 감기환자인지 진짜 시위자인지를 가려내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내야 할 지 모른다"고 반박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긴급법 발동으로 홍콩 사태가 새국면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범죄인 인도조례(송환법)가 지난달 초 철회됐음에 홍콩 사태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홍콩 시위대들은 11개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경찰이 신분을 추적하지 못하도록 마스크, 방독면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후추스프레이와 최루가스 등을 사용하며 폭력화되고 있다.


중국의 건국 70주년인 지난 1일에는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18세 고등학생이 중상을 입었고, 이에 분노한 시위대는 3일 새벽까지 홍콩 도심 곳곳에서 중국 관련 점포를 공격하는 등 반중 시위를 노골화하고 있다.


시위대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도 확산되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은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를 통해 "이제는 미국이 홍콩을 위해 중국과 맞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몇 달 동안 홍콩 시위대가 경찰과 국가 폭력에 직면해 용감하게 서는 것을 세계가 지켜 봤다"며 "그들은 우리의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AD

그러면서 "홍콩의 상황에 대한 미국의 접근은 중국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에 근거해야 한다"며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과잉진압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무력장비의 홍콩 수출을 중단하고, 홍콩 시민들에게 임시보호신분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 '마스크 금지법' 발동 초읽기 원본보기 아이콘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