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출점 사실상 막힌 대형마트·백화점…리뉴얼에 집중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정부가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상권영향평가 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SSM) 들의 신규 출점이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재계가 대형마트의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대규모 점포 규제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하는 판에 오히려 규제를 늘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불가능해진 신규출점보다는 리뉴얼에 집중하는 게 최근 유통가의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상권영향평가 강화를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27일 공포하고, 3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12월 2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상권영향평가서 평가 대상 관련 지침이 모호해 사업자들의 주관적 기준에 따라 작성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개정을 통해 상권영향평가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권영향평가서는 매장면적 합계가 3000㎡ 이상인 대규모점포와 그 계열사가 운영하는 준대규모점포들이 입점 전 주변 상권에 대한 영향을 평가해 제출하는 것으로,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 중 하나다. 정부는 지난 2월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진행했으며, 의견수렴을 통해 27일 개정안을 확정하게 된 것이다.
기존 시행규칙에서는 소매점에 대한 영향평가 대상이 음ㆍ식료품 위주 종합소매업으로 제한돼 있지만, 새롭게 마련된 시행규칙은 입점예정 주요 업종과 표준산업분류 세분류가 동일한 업종으로 영향평가 대상이 확대됐다. 사실상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군을 판매하는 업종에 대한 영향평가가 이뤄져야 하는 셈이다. 상권영향평가 결과 부정적 영향이 예상될 경우 지역협력을 통해 완화하도록 하는 방안도 담긴다.
하지만 대형마트나 SSM 등 대규모ㆍ준대규모점포는 이미 이커머스에 밀려 마이너스 성장에 접어들고 있어 추가 규제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대한상의도 최근 '대규모점포 규제 효과와 정책개선 방안' 보고서를 통해 "대형마트가 마이너스 성장세로 바뀐 현시점에 대규모점포 규제가 적합한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는 의무휴업 규제 등과 겹쳐 추가적인 출점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판단, 리뉴얼 오픈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향으로 고객들의 취향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신규 매장 출점이 막힌 만큼 기존 매장의 변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3년만에 처음으로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 외관 업그레이드 공사에 착수한다. 내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로, 백화점 건물 외벽에 각기 다른 5700여개에 달하는 꽃 모양 모듈이 설치된다. 롯데백화점 본점도 지난 해 11월부터 리빙관 리뉴얼 공사를 시작, 이달 27일 최종 리뉴얼을 마치고 그랜드 오픈을 개시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도 최근 식품관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602평 규모의 식음료 매장을 재오픈했다. 홈플러스도 이달 4일 창립기념일에 맞춰 홈플러스 스페셜 3개 매장을 연달아 리뉴얼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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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의 리뉴얼 오픈이 잇따르는 것은 빠르게 바뀌는 고객들의 취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분간 신규 출점이 힘들어진 영향도 있다"며 "상권영향평가와 주변 상권과의 상생 비용까지 감안하면 신규 오픈에 드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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