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아프리카돼지열병 탓, 중국 돼지고기 가격 82% 급등"

중국 돼지고기 가격 추이(자료 : 한국은행)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으로 인해 불과 1년 사이에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82%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9일 '해외경제 포커스' 보고서를 내고 지난 26일 기준 중국의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따른 돼지 사육두수의 큰 폭 감소 등으로 전년동일대비 82.4% 상승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바이러스성 돼지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거의 100%로 알려졌다. 1921년 케냐에서 최초 발병이 보고된 이후 중국에서는 작년 8월 최초 발생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돼지고기 선호도가 높아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중국 전체 고기 소비에서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56.6%(2017년)에 이르며, 전세계 돼지고기 소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49.3%(2018년)에 이른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구성 항목 중 돼지고기 비중은 3% 내외로 추정되나 관련 식품가격 등을 감안할 때 돼지고기 가격은 CPI에 10∼15%의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정부는 최근 집단폐사에 대응한 보조금 지급, 돼지사육 농가에 대한 융자의 만기 연장, 돼지사육 관련 환경보호 정책의 완화, 정부 비축물량 공급 등의 정책을 통해 돼지고기 가격 안정에 힘쓰고 있다.

올해 1∼8월 중 돼지고기 수입 물량과 금액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40.4%, 56.7% 증가한 116만t 및 23억달러에 달하는 등 수입 확대를 통한 수급안정에도 힘쓰는 중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모돈(母豚) 사육두수가 이미 크게 줄어들고 있어 공급 여건이 단기에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돼지고기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