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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들날 없는 소상공인…매출은 줄고 신용위험은 올라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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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래동 공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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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결 기자] "자영업을 그만둔 사람들 대부분 그렇겠지만 저 역시 빚만 남았네요. 40대 초반인데 15년은 꼼짝 못하고 빚을 갚아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6년간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다 최근 폐업한 김지선(가명)씨의 말이다. 15일 만난 김씨는 "저가 과당경쟁으로 소자본은 살아남기 힘들고,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라 인건비를 감당하기도 버거웠다"고 말했다. 쇼핑몰을 접은 김씨는 사업 대출금을 갚기 위해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이다.

소상공인들의 경기 전망이 하반기에도 어둡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6월 2503개 보증이용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소상공인들은 3분기 경기를 기준치(100)보다 한참 밑도는 59.5로 전망했다. 100 미만이면 경기 악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지난해보다 올해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소상공인 절반가량은 내수·수출·수요 감소로 경영난을 계속 겪을 것으로 바라봤다.


비관적인 경기 전망에는 최저임금 인상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소상공인들은 경영상 주요 부담요인으로 인건비(59.1%), 대출 어려움(45.4%), 판매 수수료(30.3%), 임차료(22.7%)를 꼽았다.


소기업·소상공인 10곳 중 7곳이 2분기에 매출 감소를 겪었고, 3분기에도 겪을 것으로 봤다. 지난 2분기 소상공인들의 매출 지표는 54.1, 영업이익은 53.4, 자금사정은 57.5로 완만한 상승세지만 과당경쟁으로 인한 매출 감소, 운영비용 상승 등으로 실적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3분기 매출·영업이익·자금사정 전망은 각각 57.6, 56.6, 59.6으로 지난해 3분기 70 안팎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경기도에서 10년째 농산물 소매업을 하고 있는 이대성(가명)씨는 "조그만 가게지만 단골을 꽉 잡고 있어서 일평균 매출 150~180만원은 했다. 그런데 4~5년 전부터 10~20만원씩 줄더니 지금은 40만원으로 곤두박질 쳤다"고 말했다. 이씨는 "동네가 재개발지역이라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간 이유도 있지만 경기가 안좋은 것도 체감이 크다. 이러니 정부 탓을 하게 되고 장사도 그만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소상공인들의 자금사정이 나빠지며 신용위험은 증가하고 있다. 16개 지역신보 보증책임자들이 판단한 소상공인들의 지난 2분기 신용위험지수는 36.9로, 전기 대비 4.2포인트 감소했지만 채무자의 카드론 사용·연체, 개인회생신청이 늘어나 신용위험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3분기 신용위험 전망지수는 38.7로 전기 대비 2.1포인트 상승해 신용위험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지수는 100에 가까울수록 보증이용자의 사고발생 등 신용위험이 커진다는 의미다.


사회안전망을 찾는 소상공인들도 나날이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제도인 노란우산공제에는 평일 기준 하루 평균 1080명꼴로 가입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노란우산공제는 소기업·소상공인이 폐업, 사망 등 생계위험에 처했을 때 생활안정과 사업재기를 지원하는 공제제도로 120만 소상공인이 이용하고 있다.


지난달 노란우산공제 가입 소기업·소상공인들의 공제금 수급건수(7250건)와 대출건수(1만3476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2.1배, 2.9배 증가했다. 공제금은 폐업하거나 사망해야 받을 수 있는데 올해 7월까지 누적 공제금 수급건수는 벌써 지난해의 64% 수준이다.


중기중앙회 공제사업단 관계자는 "최근 노란우산공제 가입 증가 추세는 경기상황과 관계없이 소득공제 확대, 압류방지통장 신설, 홍보 강화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면서도 "대외 악재도 있는데다 소상공인들은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아 장사가 똑같이 돼도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은결 기자 le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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