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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10년만에 개통하는 '월미바다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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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에는 기네스 기록에 등재된 세계 최대 야외벽화가 있다. 인천항 7부두에 있는 곡물창고 벽화(사일로 슈퍼그랙픽)가 그것이다. 전체 외벽 면적이 2만5000㎡로 축구장 4배 크기와 맞먹는다. 규모도 놀랍지만 먼 곳에서도 한눈에 띨 정도로 색색의 화려한 벽화에 감탄사가 나온다.


총 16개가 세워져있는 곡물창고에는 한 소년이 곡물을 갖고 책 안으로 들어갔다가 어른으로 성장해오는 이야기를 담은 벽화가 그려져 있다. 현재 사용중인 노후 산업시설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디자인을 적용해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2개(미국 IDEA·독일 iF 디자인 어워드)를 거머쥐기도 했다.

40여년 된 낡은 곡물창고가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벽화로 변모하면서 수도권 시민이 즐겨 찾는 월미도의 새로운 관광명물로 각광받고 있다. 외국에서도 이를 보러 오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 하니 상권 위축에 울상인 월미도 일대 상인들이 반기는 분위기다.


다음 달이면 이 멋진 사일로를 관광용 모노레일인 '월미바다열차'를 타고 볼 수 있다. 월미바다열차는 인천시가 월미도를 관광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해온 사업이다. 7월부터 시운전을 거쳐 다음달 8일 정식 개통하기까지 무려 10여년이 걸렸다.


박남춘 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월미바다열차가 관광과 지역 상권 활성화를 가져와 원도심 부흥의 상징이 되도록 하겠다"며 개통을 앞둔 기대감을 표명했다. 박 시장은 월미바다열차가 관광명소로서 월미도의 옛 명성을 되찾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내항과 구도심을 연결하는 지역 통합, 사람과 환경을 아우르는 도시재생 사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월미바다열차가 개통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의 대표적인 혈세 낭비 사례로 꼽히는 오명을 안기도 했다.


월미바다열차는 안상수 전임 시장 시절인 2009년 부실시공 때문에 개통도 못 하고 폐기된 월미은하레일의 대체 사업으로 추진됐다. 송영길, 유정복 시장을 거치는 동안 레일바이크, 소형모노레일로 각각 사업방식이 바뀌었다가 2017년 인천교통공사가 재정사업으로 직접 추진해 궤도차량인 지금의 월미바다열차로 완성한 것이다.


사업 추진에 수년이 걸리는 동안 개통 찬반을 둘러싼 지역사회 갈등은 물론, 개통도 못한 월미은하레일에 1000억원, 월미바다열차 차량 도입에 추가 예산 183억원 등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해야 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치적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가 어떠한 것인지 인천시로서는 혹독한 수업료를 내고 배운 셈이다.


지금의 민선 7기 시정부가 월미바다열차 개통을 교훈 삼아, 비록 시장의 대표 공약사업이라 하더라도 수차례 검토하고 설계하는 행정력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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