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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석학 인터뷰]"노딜 가능성 커져…브렉시트 직후 '볼케이노' 닥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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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영국 대표 석학 앤드루 스콧에게 듣는다

브렉시트 이후 생산급감…무역이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

"존슨은 특징짓기 어려운 사람" 세금인하·규제개혁 과제로 제안

무역전쟁 격화…전 세계 G7→G20, 이제 'G0의 시대'로


앤드루 스콧 영국 런던경영대학원 (LBSㆍ경제학) 교수

앤드루 스콧 영국 런던경영대학원 (LBSㆍ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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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정현진 기자]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직후 영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즉각적인 여파가 나타날 것이다. 지진 또는 볼케이노(화산 폭발)가 발생할 때와 비슷할 것이라고 본다."

앤드루 스콧 영국 런던경영대학원 (LBSㆍ경제학) 교수는 27일 아시아경제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오는 10월 31일 브렉시트 시한을 60여일 앞두고 이른 바 노 딜(No Deal)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콧 교수는 영국 내 대표적인 거시경제 전문가로, 정부와 중앙은행(BOE)의 거시경제 정책 자문을 맡기도 했다.


스콧 교수는 브렉시트의 경제적 여파를 3가지 시점에서 분석하면서 영국의 경기침체(Recession) 가능성도 높다고 바라봤다. 그간 브렉시트가 '진정한 시험대(True Test)'가 될 것이라고 밝혀온 스콧 교수로부터 10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협상 전망과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브렉시트 시한인 10월31일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히는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모든 것이 가능해졌다. 노 딜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EU는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 다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인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

▲모든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볼 때 '강경파' 보리스 존슨 총리가 취임한 후 EU 탈퇴파가 좀 더 단합되고 있는 반면, EU잔류파는 여전히 분열돼있다. EU가 무엇을 내줄지, 영국 정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놓고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무산을 막기 위해, 악영향을 분산시키기 위해 양측 모두 마지못해 조금씩 내줄 수 있다.


-브렉시트가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해왔는데,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나.

▲브렉시트가 경제에 미칠 영향은 3가지 시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브렉시트를 앞둔 시점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실제 무슨 일이 발생하는 지 확인 가능할 때까지 투자를 미루려 한다. 영국이 EU를 떠나는 순간에는 즉각적인 여파가 나타날 것이다. 특히 공급망 사슬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나는 이 시기 공급망 사슬 내에서 일어날 사건들이 지진 또는 볼케이노가 발생할 때와 비슷할 것이라고 본다. 생산은 급감할 것이다. 다만 이 기간은 6개월 정도로 비교적 임시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브렉시트에 적응된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무역문제가 경제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장기적 추세로 연간 0.25~0.5% 정도(영국 기준)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는 영구적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존슨 총리 취임 후 노 딜 우려가 커지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데.

▲브렉시트 이후 다른 국가들과 무역협상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파운드화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 이미 상당히 떨어진 상태지만, 분명 더 많이 떨어질 것이다. 다만 이는 한국 측에서 보면 좋은 소식이 될 수도 있다. 파운드화 평가절하는 영국의 일부 자산을 매력적으로 만든다.


-2분기 영국의 경제성장률이 6년 반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영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렉시트 또한 국내총생산(GDP)을 깎아먹을 것이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아주 높다. 얼마나 이 상황이 지속될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ㆍ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동시 탈퇴)의 즉각적인 효과는 GDP 급감으로 나타날 것이다.


-브렉시트 이후 다른 EU국가들의 탈퇴 가능성도 있을까.

▲브렉시트가 다른 나라의 탈퇴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독일, 이탈리아에서는 문제를 야기할 수는 있다.


-향후 경제공동체로서의 EU는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분명 EU는 문제에 직면해있다. 단일통화체계는 경기침체에 취약하다. 특히 이탈리아가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브렉시트를 제외한 존슨 내각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줄이는 것이다. 또 다른 것은 정부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산업전략 측면이다. EU탈퇴파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경제성장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말 그대로 '스트롱맨의 시대'다.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존슨 총리는 스트롱맨인가,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자)인가.

▲나는 존슨 총리가 스트롱맨도, 포퓰리스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특징 짓기 어려운 사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존슨 총리에게 호의를 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ㆍ미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은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이 어떻게 될지,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유럽과 무역전쟁을 시작할 지 알 수 없다. 영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체결한다해도 EU를 통하는 것보다 더 나은 합의를 얻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ㆍ중 무역전쟁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가.

▲세계는 주요 7개국(G7)에서 주요 20개국(G20)으로 이동했다. 이제는 '주요0개국(G0)'로 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주요 강대국들이 정치적, 경제적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영국이 (작년에 합의한) EU탈퇴협정에서 벗어나긴 어려운 시점이다.


◆앤드루 스콧은

-1965년 영국 런던생

-옥스퍼드대 정치ㆍ경제ㆍ철학 학사, 런던정경대(LSE) 경제학 석사, 옥스퍼드대 박사

-2007~ 현재 영국 런던경영대학원(LBS) 경제학 교수

-런던 경제정책연구소 연구원, LSE 경제학 교수,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런던 금융감독원 비상임이사 등

-저서 : '100세 인생', '거시경제학 : 국가재정의 이해(한국 미출간)'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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