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제도·계급화된 사회서
작은차이가 생존 갈라
출발선 차이·반칙에 민감

공정·정의 강조하던 조 후보자
합법이라 해도 배신감 느껴

프로듀스101 조작 논란때도
자발적으로 진상규명위 구성
제작진 등 사기혐의 고소

전문가들
"젊은세대 변화 주역되려면
원인 바꾸려는 노력 기울여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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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불공정사회에 대한 2030세대의 분노가 번지고 있다. 경쟁과 생존이라는 구도 속에 내몰린 젊은 세대는 공정성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과 관련된 의혹이 도화선이 됐다. 후보자의 딸은 고등학생 시절 단국대 의대연구소의 연구 논문에 제1저자로 참여하고 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유급을 하고도 장학금을 받았다.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특혜다. '합법'이라고 해명하지만 조 후보자가 늘 공정과 정의를 강조해 왔기에 배신감은 더욱 컸다. 대학생 수백명이 방학 기간 촛불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젊은 세대의 분노가 생존 불안과 탈락 공포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얘기한다. 무한경쟁 사회에서는 작은 차이가 생존과 탈락을 가른다. 그래서 출발선의 차이, 반칙 등 공정성을 해칠 수 있는 다른 변수에 극도로 민감하다. 이러한 불안과 공포는 계층 상승이라는 희망마저 사그러들게 한다.


지난해 통계청의 사회조사결과를 보면 본인세대에 계층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2009년 66.1%에서 2017년 42.1%로 크게 낮아졌다. 경제적 불평등은 그사이 더 심화됐다. 상위 20% 가구소득을 하위 20%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은 2018년 4분기 5.47배로 2003년 통계작성 이래 4분기 기준 최대치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소득5분위 배율은 지니계수와 함께 국민소득의 분배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2030세대는 경제ㆍ정치 논리를 우선시하던 산업화ㆍ민주화 세대와 달리 보편 가치와 상식에 입각해 사회를 바라본다"며 "아무리 노력해도 좁히기 어려운 출발선상의 문제에 대해 청년층이 집단적인 반발심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 세대는 최근 아이돌 경연 프로그램 조작 논란에서도 마찬가지로 분노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조작이 의심되는 정황이 판박이처럼 펼쳐졌다. 불과 한 달전 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 101'('프듀X')의 순위 조작 논란이 일었다. 지난달 19일 최종 멤버 11인을 결정하는 마지막회 생방송에서 예상된 유력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뜻밖의 인물이 순위에 들어오면서 의심이 일기 시작했다. 특히 1~20위 중 일부 득표 숫자가 7494.442의 배수로 이뤄져 의심을 샀다. 시청자들은 자발적으로 '프로듀스 엑스 101 진상규명회'를 구성하고 제작진과 일부 소속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중학교 교사인 백선미(30)씨는 "시청자들의 투표를 통해 뽑는 방식으로 공정성을 보장해주는 것처럼 홍보했지만 실제는 끼워맞추듯 방송한 것 아니냐"며 "학생들이 분노하고 박탈감을 느끼고 있지만 차마 '우리사회는 사실 불공정하다'는 얘기를 할 수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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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분노를 넘어 불공정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실체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젊은 세대는 입시제도, 계급화된 사회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은 경쟁에 대해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유 교수는 "조국 후보자 논란 같은 경우 의혹 제기에만 혈안이 된 채 팩트체크 등은 뒷전으로 물러나 있다"면서 "젊은 세대가 분노를 넘어 변화의 주역이 되려면 사실을 직시하고 불공정사회의 원인을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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