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에 달렸다” 노딜 배수진 친 英존슨, 이번엔 58조 위자료 삭감 언급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오는 10월31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강행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아무런 합의없이 떠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시 390억파운드(약 57조7000억원) 규모의 EU 분담금도 전액 정산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에 참석해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회담을 진행했다. G7정상회의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각각 양자회담을 가진 그는 기자들과 만나 브렉시트 합의 가능성에 대해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아슬아슬하다(touch and go)"고 언급했다.
브렉시트 강경파로 꼽히는 존슨 총리는 합의안 내 주요 쟁점인 안전장치(backstop)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노 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EU지도자들은 영국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존슨 총리는 이날 노 딜 브렉시트 시 이른바 '이혼합의금' '위자료' 등으로 불리는 EU재정분담금의 상당부분을 정산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며 EU를 재차 압박했다.
존슨 총리는 ITV와의 인터뷰에서 "합의없이 EU를 떠나게 된다면 390억달러를 더 이상 빚지지 않는다는 게 확실하다"며 "이는 우리 나라의 우선순위에 쓸 수 있는 상당한 액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존슨 총리는 이 같은 발언이 재협상을 위한 배수진의 일환이라는 평가를 의식한 듯 "협박이 아니라 단순한 팩트"라고 덧붙였다. 총리실 대변인은 구체적인 금액과 관련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이날 투스크 의장과의 만남에서는 관련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U측 고위외교관은 "존슨 총리와 투스크 의장 간 회담이 긍정적 분위기에서 이뤄졌다"며 "브렉시트에 관련된 논의가 절반 이상이었으나 이혼합의금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확인했다.
양측은 브렉시트 외에 홍콩 시위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이슈에 관해서는 서로 의견일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총리와 투스크 의장은 오는 9월 예정된 유엔(UN)총회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다. EU 관계자는 "EU 27개 회원국은 영국이 안정장치를 대체할 만한 실행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느냐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탈퇴협정이 아닌, 미래관계 정치적선언을 바꾸는 제안은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존슨 총리는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EU와의 합의가 불발되면 EU재정분담금에 대한 법적의무를 질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렉시트 합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 친구들(EU)은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 중) EU 탈퇴협정이 이미 폐기됐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브렉시트 합의 또는 '노 딜'은 전적으로 EU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 딜 브렉시트 시 영국 경제에 미칠 충격과 관련해 "일부 장애가 있을 수 있지만 식료품 부족 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작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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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G7정상회의에서 존슨 총리와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브렉시트 이후 양국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그전 어떤 무역협정보다 거대한 협정이 신속하게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조찬 회동에서도 "내 생각에 대단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존슨 총리를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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