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러시아 대사로 안 간다…북핵 해결에 집중"(종합)

러시아 대사 차출설 전면 부인
"북핵 문제 진전에 주력할 것"
"北 연락오면 즉시 대화 가능"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로 외교부로 들어서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1일 러시아 대사 차출설을 부인하고 북핵 문제 진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협의를 1시간이 넘는 협의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먼저 "제가 러시아 대사로 갈 수 있다는 소문을 불식시키고 싶다"면서 "저는 북한 문제에 대한 진전을 이루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언론을 중심으로 비건 대표가 러시아 주재 미 대사로 갈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를 전면 일축한 것이다.

그는 6.30 판문점 남북미 회동을 언급하며 북·미대화 재개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했다.

비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하고 실무협상을 다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저는 중요한 사명에 전념하고 있으며, 이것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 재개와 관련해 북측으로부터 연락을 받는 즉시 대화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오늘 비건 대표와 생산적인 협의를 나눴다"면서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최선의 지원과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우리 둘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대화를 신속히 재개해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했다"면서 "어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지만 지금 대화국면은 그냥 온 것이 아니다. 남북미 지도자들의 결단과 의지에 따라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미가 아주 긴밀하게 협의하고 협력해서 그러한 대화의 전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미 수석대표는 이날 협의에서 북미 실무협상 조기 재개 방안을 논의하고 협상 전략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의 잇단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후 서울 종로구 사직로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비건 대표가 방한 기간 판문점 등에서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도 제기돼 왔으나 현실화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이날 협의에는 한국 측에서 이동렬 평화외교기획단장 등이, 미국 측에서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일본을 거쳐 전날 방한한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4시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예방하고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비건 대표는 이어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을 만난 뒤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해 중국 외교부 당국자들과 회동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