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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복잡한 한·중·일 외교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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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한ㆍ중ㆍ일 외교장관회의 막이 올랐다. 오늘부터 사흘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이번 회의는 아시아 3국은 물론 미국과 러시아 등 주요국의 이해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얽힌 시점에 열리는 점에서 전 세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일단 이번 회의는 2016년 8월 제8차 회의 이후 3년만에 열린다는 것 자체로 그동안 3국의 이해가 얼마나 복잡했는지를 짐작케한다. 그동안 한일, 한ㆍ중, 중ㆍ일 간 복잡한 실타래처럼 엉켜버린 관계는 안보 협력은 고사하고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자체도 힘들게 만들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3국 외교부간 협의체를 정례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는 것도 복잡한 3국 관계를 반영한다.

어렵게 마련된 자리인만큼 한ㆍ중ㆍ일 모두 회의를 앞두고 가능한한 최대한의 성과를 얻기 위해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여 왔음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특히 외교장관회의 기간 개별 국가간 양자 회담도 예정돼 있는 만큼 새로운 외교ㆍ경제적 밀착을 시도하거나 과거의 앙금을 풀려는 움직임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풀어야 할 현안이 첩첩산중 쌓인 것은 한국이다.


외교는 물론 경제적인 면에서도 중국의 입장 선회가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업들은 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현지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기반을 잃고 있다. 겨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관광ㆍ문화 교류도 속도를 내기 위한 촉진제가 필요하다. 북한 비핵화 협상 중요한 열쇠를 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는 여전히 진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더 시급한 사안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한일 갈등이다. 21일 오후로 예정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은 두 외교 수장의 입은 물론 표정, 손짓 하나에까지 양국은 물론 주변국 언론의 시선이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도 이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외교장관회의의 하이라이트는 한일 양자회담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중요한 변수는 이번 3자 회의에서 보일 중국의 입장이다. 미국과 힘겨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 관영언론들이 회의에 앞서 3국 협력을 위한 중국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중국의 속내 역시 복잡하다는 점이다.


중국은 과거 다수의 국제회의때에도 그랬듯 이번 회의에서도 한국, 일본으로부터 보호무역주의 반대와 다자주의ㆍ자유무역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에 나선 일본 보다는 한국을 편들어야 한다. 하지만 미국과의 갈등이 무역전쟁을 넘어 패권전쟁으로 치달을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기 힘든 것이 중국이 처한 현실이다.


사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3국 관계 때문에, 또 이번 회의 준비기간이 짧아서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동북아 정세의 안정을 추구하고 글로벌 경제를 덮치고 있는 침체(Recession)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 3국은 최소한 엉킨 실타래를 풀 최소한의 단초는 찾아야 한다. 3국 외교 수장이 모이는 이번 회의가 동북아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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