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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갈등, 양국 정권 교체돼야 풀리나" 日언론도 '장기화' 우려(종합)

최종수정 2019.08.06 10:07 기사입력 2019.08.0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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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일본 정부의 연이은 경제보복 조치로 격화한 한일 갈등이 양국의 정권 교체가 이뤄질 때까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본 내에서 쏟아지고 있다. "두 번 다시 지지 않는다"며 대국민 결집을 호소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독도를 둘러싼 14년 전 한일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다. 당시 양국 갈등은 정권이 교체되고 나서야 봉합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일 '일한 갈등, 14년 만에 되살아난 외교전쟁'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최근 한일 갈등이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부와 노무현 정부 당시 갈등 국면을 떠올리게 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당시 고이즈미 총리가 일본 전범이 합사돼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5차례나 참배하자 노 대통령은 방일계획을 연기하고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이후 한일 관계는 자갈돌이 비탈길로 굴러떨어지듯 악화됐다.


주목되는 점은 당시 정권의 핵심 인사인 대통령 비서실장과 관방장관으로 이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인물이 바로 현재 한일 양국의 수장인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였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한 관계는 애당초 마찰의 역사"라면서도 과거 어느 때보다 갈등 국면이 심각해지고 있는 데 우려를 표했다. 또한 "양국 정부가 반목하는 가운데 출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ㆍ외교정책을 비판해 온 한국 보수언론과 야당조차 경제전쟁을 전면화하며 양국 관계를 파국으로 치닫게 한 일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이 매체는 "당시 일한관계 개선을 위해 양측은 정권교체를 기다려야만 했다"고 장기화 가능성도 우려했다. 아베 총리와 문 대통령의 임기는 각각 2021년 9월, 2022년 5월이다.

같은 날 마이니치신문 역시 지난달 일본 정부가 발표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가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베 정권 관계자들은 수출규제 조치가 문 대통령에게 강제징용 관련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보낸 '깨달음의 약'이라고 했다"면서 "극약(劇藥)에서 깨어나니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고 반문했다.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한국에서는 대대적 반일운동이 전개되고 재계, 정치권에서도 이른바 '극일의 대합창'이 울려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매체는 "이제 와서 일본이 경제보복을 부인해도 한국인들의 인식이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며 "한일 관계의 중요성과 깊이를 깨닫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3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 전시장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 시민들이 관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3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 전시장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 시민들이 관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정부와 극우층의 압박으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된 것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기획전에 참가한 조형작가 나카가키 가쓰히사씨는 이날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작품을 보는 사람이 자유롭게 평가하고 반박하게 하는 것이 좋지만, 그런 자유가 사라지고 있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소녀상이 출품된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전은 당초 지난 1일부터 오는 10월14일까지 75일간 개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본 우익진영의 테러 예고와 협박성 항의가 잇따른다는 이유로 불과 3일 만에 끝났다. 행사 주최 측은 전날부터 아이치현 문화예술센터 전시장 입구에 가설벽을 세워 관람객들의 출입을 막고 있는 상태다.


나카가키씨는 이번 전시 중단 결정이 "협박이나 폭력을 인정하는 일이 돼 버렸다"며 "소란을 피우면 전시회를 중단 수 있는 선례를 만들어버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3일 밤에서야 갑자기 위원회로부터 전화로 '전시할 수 없게 됐다'고 연락받았다"며 "작가를 배제한 결정은 잘못됐다. 이것도 일종의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이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을 요구한 것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반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보조금 지급 문제를 거론하면서 전시 중단을 압박한 것 역시 "허용할 수 없는 발언으로, 문화의 독립성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현장을 찾은 일부 관람객들도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전시를 보기 위해 문화예술센터를 찾은 나카가 하우로(73)씨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단된 것은 유감"이라며 "소녀상을 직접 보고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들은 이번 전시중단 조치를 무효화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나고야 지방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일본언론문화정보노조회의(MIC)는 전날 성명을 내고 "사실상의 검열"이라며 "공권력이 개별적 표현의 자유를 평가해버리면 사회 전반의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없어진다"고 밝혔다. 전시전에 작품을 출품한 박찬경, 임민욱 작가는 지난 3일 사무국에 이메일을 보내 "내 작품을 철거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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