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에 두들겨 맞은 다국적기업…실적 하락폭 훨씬 컸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미국발 관세전쟁의 여파는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은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 하락폭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대다수 미 기업의 2분기(4~6월) 실적이 당초 우려와 달리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다국적 기업만은 예외가 됐다는 분석이다.
미 경제매체 CNBC는 30일(현지시간) S&P500지수 편입 종목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조사업체 팩트세트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2분기 해외시장에서 매출 대부분을 창출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순익이 무려 13.6%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불과 한달여전 공개된 전망치(-9.3%)를 훨씬 웃도는 하락폭이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의 50% 이상을 미 내수시장에서 벌어들이는 기업들은 3.2% 늘어난 순익을 거뒀다. 상호 보복이 잇따른 미·중 무역전쟁에 얼마나 민감한 위치에 있는 기업이냐에 따라 성적표가 갈린 셈이다. 세부적으로는 소재업종의 순익은 무려 18.5% 급감했다. 산업재(-12.2%), 에너지(-9.8%), IT업종(-8.2%)도 직격탄을 맞았다. 아직까지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기업들을 포함해 전체 S&P500지수 편입 기업 기준으로는 순익이 1년 전보다 2.3%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CNBC는 "지난 주까지 S&P500지수 편입 기업 중 44%가 실적을 발표했고, 이 가운데 77%가 월가의 전망치를 웃돌았다"며 "1년 이상 보복관세전에 대항하고 있는 다국적기업들은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매출액을 기준으로도 2분기 해외 시장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2.4% 줄어든 반면, 미국 시장 중심인 기업들은 6.4% 늘어난 성적표를 받았다.
주요 기업들은 최근 이어진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도 공개적으로 관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영진 3분의 1은 관세를 잠재적 역풍으로 꼽았다. 인텔, 소니 등은 실적 악화의 이유로 관세 영향을 앞세웠다. 이 같은 결과는 3분기에도 기업 실적을 떨어뜨려 미국의 '어닝 리세션(실적 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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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팩트세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2020년 1분기에는 강한 실적 반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트랙리서치의 닉 콜라스 공동창업주는 "Fed의 금리정책이 이 같은 2020년 실적을 기대하게 하는 지렛목"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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