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범죄 피해자들, 언제 어디서 당할까 두려워
특정범죄 신고자 보호법, 확대 적용해야
독일 등 다른 나라…보복 위험성 여부에 따라 피해자 보호

"니가 나 신고했지? 죽고싶냐!" 보복범죄, 일상의 공포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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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거나 법정에서 불리한 진술을 해 중형을 받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찾아가 보복하는 범죄인 '보복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5월 50대 남성 임모씨는 부산 사상구 삼락동의 한 아구찜 식당 입구 바닥에 휘발유를 쏟아붓고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

임씨는 약 5분뒤께 인근 국밥집에도 페트병 속 남은 휘발유를 쏟아 붓고 불을 내 경찰에 구속됐다. 식당서 난동을 부리고 주인에게 폭력을 휘둘렀다가 업주의 신고로 처벌받게 된 데 대해 앙심을 품고 저지른 보복범죄였다.


앞서 4월에는 친딸을 살해한 죄로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70대가 폭력배를 고용해 아내와 며느리를 협박하다 가중 처벌되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 수사 결과 친딸 살해 혐의로 법정에 선 그는 가족들의 진정으로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받자 앙갚음을 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3일 오후에는 광주 북구 한 도로변에서 폭행 입건 가해자가 자신과 합의를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30대 남성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보복범죄 왜 못 막나…피해자들, '보이지 않는 두려움' 고통

이런 보복범죄는 2017년 경찰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5년간(2013~2017.8) 총 1328건으로 일주일에 약 5.5건 꼴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3년 237건, 2014년 255건, 2015년 346건, 2016년 328건으로 38.3% 증가율을 보였다.


범죄 유형별로는 보복협박이 500건(37.6%)으로 가장 많았고, 두 가지 이상의 범죄가 결합돼 있는 보복범죄가 315건, 보복폭행 277건, 보복상해 207건 순이었다.


보복범죄로 인한 피해자들의 고통은 내가 언제 어디서 흉기나 둔기로 보복을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보이지 않는 두려움'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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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하 한정원)의 '보복범죄의 원인 및 분석을 통한 피해자 신변보호 강화 방안 연구(2014)' 보고서에 따르면 보복범죄 피해자 3명중 2명(222명, 61.2%)은 향후 보복에 대해 두려워했다.


또 가해자를 또 만나게 될까봐 공포스럽다는 응답이 이 중 138명이나 됐다. 신체적 위해가 또 있을까 두렵다거나(99명, 45%), 가족 해코지 두려움(22명, 10%) 등도 높게 나타났다.


보복범죄로부터 피해자를 막아주는 법은 '특정범죄 신고자 보호법(이하 특신법)'이 있다.


문제는 특신법의 적용 범위다. 보복범죄는 원범죄(1차범죄) 이후 발생하는 2차 범죄를 의미한다. 이 원범죄는 강력범죄, 성폭력범죄, 조직범죄 등 특정범죄에 해당, 이럴 경우만 현재 특신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


예컨대 원범죄가 협박과 폭행, 상해 등 더 경미한 범죄일 경우 특신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한다. 보복범죄가 꾸준히 발생, 피해자들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한정원 자료(2012~2013년 법무부·대검찰청)에 따르면 원범죄가 폭행(16.3%), 상해(18.7%), 업무방해(14.9%) 등에 해당되어 특신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보복범죄 피해자는 77.4%에 달했다. 10명 중 7명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보복범죄를 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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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범죄 막는 특신법, 범죄내용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확대 적용될 수 있어야

전문가는 특신법 확대 적용 및 보복범죄 최소화에 대한 적극적인 제도적 장치 마련을 제언했다.


한정원의 '보복범죄의 원인 및 분석을 통한 피해자 신변보호 강화 방안 연구'보고서는"특신법에 의한 보호의 대상되는 범죄는 강력범죄, 인신매매범죄, 성폭력범죄, 마약 및 조직범죄, 전쟁범죄 등 주로 강력범죄위주의 '특정범죄'에 한정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복범죄의 원인이 된 범죄유형에 따르면 대다수인 77.4%가 폭행, 상해, 협박,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재물손괴 등과 같은 범죄의 피해자였다. 22.6%만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이나 강간 등과 같이 특신법에 의해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피해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또한 범죄의 피해자나 그 친족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피해자의 보호조치를 규정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다른 나라의 경우 보복범죄 피해 대상에 대하 사실상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독일의 경우 '증인보호조화법'에서 증인보호가 필요한 경우라면 대상범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증인보호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 또한 대상범죄에 대한 제한 없이 보복의 위험성 여부에 따라 피해자 보호를 하도록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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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국회에는 8월 특신법 개정안이 발의, 계류중에 있다. 개정안에는 피해자 및 신고자를 보호할 수 있는 특신법 적용 확대 취지의 법안 내용이 담겼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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