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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 요청하러간 김현종‥美, 한일 누구 손 들어줄까(종합)

최종수정 2019.07.11 11:30 기사입력 2019.07.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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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미 방문...통상전문가 대응 주목
강경화-폼페이오 통화도 한일 관계 중심
외교부 양자경제국장도 워싱턴서 한일 관계 조율 예정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전격적으로 방미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통화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맞서 밀릴 수 없다는 의지의 표명이면서 미국 측의 지지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중재를 요청하는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김 차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했다. 우리나라를 향한 일본의 보복적 성격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미국 측의 중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 도착,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 그리고 상ㆍ하원을 다양하게 만나 한미 간에 이슈를 논의할 게 좀 많아서 출장을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미국에 중재를 요청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그 이슈도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북ㆍ미 협상 재개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지만 당장 현안인 한일 갈등도 발등의 불인 상황인 것을 고려한 대책이다.


한일 간 외교적 갈등으로 인한 무역 분쟁이 악화하는 시점에서 '통상 전문가'인 김 차장의 방미는 주목된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30대 기업 총수 및 경영자들이 청와대에서 만나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진행된 간담회에서도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촉구하는 의견이 나왔다.


이르면 다음 주 중 유명희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미국을 찾을 예정인 가운데 청와대 차원에서 이번 한일 갈등 문제의 해법 마련에 나섰음이 감지된다.


외교부도 이날 본격적인 대미 접촉에 나섰다. 외교부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10일 밤 15분가량 통화하며 북ㆍ미 대화와 한일 관계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양 장관의 전화 통화는 지난달 16일 이후 약 40일 만이다. 두 사람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긴밀히 소통하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된 바 있다.

판문점 북ㆍ미 정상 간 만남과 북ㆍ미 간 대화도 중요한 주제였지만 이날 대화의 핵심은 한일 관계였다. 북ㆍ미 대화에 대한 진전을 논의했다기보다는 우리 측이 한일 관계에 대한 우리 입장을 표명하며 사실상 미국의 중재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관측된다.


강 장관은 통화에서 "일본의 무역 제한 조치가 한국 기업에 피해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 체계를 교란해 미국 기업은 물론 세계 무역 질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는 한일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 및 한ㆍ미ㆍ일 3국 협력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강 장관은 또 한국 정부는 투트랙 방침에 입각한 미래 지향적 대일 관계 발전 의지를 견지해왔음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는 일본의 이번 조치 철회와 함께 더는 상황이 악화하지 않기를 희망하며, 일본과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양 장관은 한미, 한ㆍ미ㆍ일 간 각급 외교 채널을 통한 소통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김희상 외교부 양자경제국장도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해 마트 내퍼 미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부차관보와 회동하는 등 한일 갈등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을 미국에 설득할 예정이다. 김 국장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의 문제점을 미국에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의 방미 목적은 한미 고위급 경제 대화 준비 차원이었지만 내퍼 부차관보와의 회동 일정이 잡히며 한일 관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다. 김 국장도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미국이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측의 신속한 발표와 달리 미 국무부가 이번 양 장관의 통화 내용에 대해 아직 언급하지 않는 데는 미국의 고민이 담겨 있음을 시사한다. 외교부도 외교장관 간 통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이해를 표명했다고만 설명한 것은 이런 배경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다음 달 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미국의 중재 기회로 꼽힌다. 이 회의에는 한ㆍ미ㆍ일 외교장관이 모두 참석한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마무리된 다음에 열리는 행사인 만큼 일본 측도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일 수 있다.


이 회의에는 북한의 대미 협상을 책임질 리용호 외무상의 참석이 예상돼 북ㆍ미 외교장관 회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ARF를 북ㆍ미 실무협상과도 연계해야 하는 미국 입장에서도 한일 간 갈등 악화는 북ㆍ미 간 협상에 앞서 한ㆍ미ㆍ일 공조를 유도하는 데 부정적인 요소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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