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주의' 범죄소굴된 인터넷 카페
광주 두살배기 흉기 위협 3인조 강도 모의
'위험 감수한다' 각종 범죄모의 글 수두룩
보이스피싱·사이버도박 조직원 모집도
인터넷 모의, 실제 범행 이어지기도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불법적 일이지만 짧고 굵게 돈 벌 사람은 연락 주세요. 카톡 아이디 XXXX."
광주에서 발생한 두 살배기 유아 흉기 위협 3인조 강도들이 모의한 곳으로 알려진 한 인터넷 카페. 회원 수만 8000명이 넘는 이 카페는 '죽을 용기로 같이 일할 사람' '밑바닥인 분들 오라'와 같은 구호를 내걸고 있었다. 정작 게시판에는 각종 범죄 모의 글만 빽빽하게 올라왔다.
하루에만 60여건의 새 글이 올라오는 이곳에는 '징역 살다 온 분. 뭐라도 같이해볼 사람 댓글 남겨 달라'는 글을 비롯해 대놓고 '불법적인 일이다. 짧고 굵게 돈 벌 사람은 연락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추적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아이디를 서로 공유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게재돼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해외출장 가능자ㆍ항공권 지원' 등의 조건은 해외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ㆍ불법 도박사이트 조직원 모집을 예상하게 했고, '방송일 할 여성 모집'은 인터넷 불법 성인 방송에 참여할 BJ를 찾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다른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각종 범죄 조직으로 추정되는 곳들의 광고성 글과 범죄에 가담하고 싶다는 글이 1000건 이상 올라와 있다. 특히 '오다집 구함'이라는 글이 많았다. 오다집은 금융사기 작업장을 뜻하는 지하세계의 은어(隱語)다.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하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범죄 모의글이 실제 범행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올해 2월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3ㆍ수감 중)의 부모를 살해한 주범 김다운(34ㆍ구속)은 인터넷을 통해 공범을 모집하고 사전 모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3월에는 일면식도 없는 3인조가 인터넷으로 만나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전시돼 있는 21K 합금 황금박쥐 조형물(시가 80억원 상당)을 훔치려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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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터넷이라는 특성상 수시로 사이트 폐쇄ㆍ개설이 반복되고 게시자 추적도 어려워 단속이 쉽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상 범죄를 모의하면 '예비죄' 적용이 가능할 수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범행을 할지 거론하지 않고 메신저 아이디를 공유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라 단속ㆍ수사에 한계가 있다"며 "특정 사이트에 대한 폐쇄 조치를 할 수도 있으나 곧바로 대체 사이트가 생겨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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