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한 그릇이 1만8천원…보양식도 반값 간편식으로 먹는다
11번가서 이달 삼계탕 HMR 판매량 23% 올라
신세계푸드 올반, 5~6월 작년 두배 이상 팔려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주부 진선희씨(39세ㆍ가명)는 복날을 앞두고 대형마트에 들러 가정간편식(HMR)으로 된 삼계탕을 4개 구입했다. 생닭을 사 직접 백숙을 끓여주기는 번거롭고 식당에서 판매하는 삼계탕 가격은 너무 비싸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진 씨는 "얼마 전 아이와 유명 삼계탕집을 갔는데 한 그릇에 1만8000원에 팔아서 둘이 하나 시켜 나눠 먹었다"면서 "복날에 복달임음식을 해마다 사먹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외식비가 더 올라서 간편식으로 싸고 편하게 해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초복(7월12일)을 앞둔 가운데 여름철 보양식도 싸고 간편한 HMR로 대체되고 있다. 복달임음식으로 꼽히는 삼계탕이 대표적으로 주요 식당에서의 삼계탕 가격이 오르면서 외식비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HMR에 시선을 돌리는 모습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삼계탕 HMR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닭과 전복 판매가 11%, 15%인 것에 비해 높은 수치다. 신세계푸드 올반의 지난 5~6월 두 달 간 삼계탕 판매량은 6만5000개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2만8000개보다 2배 이상 많은 판매량이다. SSG닷컴에서도 지난달 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삼계탕, 갈비탕, 장어, 전복죽 등 보양식 HRM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에 비해 70%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생닭, 사골, 전복 등 '원물' 식재료 매출은 20% 증가에 그쳤다. 이는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HMR의 간편성과 함께 외식물가 상승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 닭고기는 초복과 중복이 있는 여름이 최고 성수기로 꼽힌다. 연말 연시 가격이 올랐다가 줄어든 이후 다시 여름에 가격이 치솟는 패턴이다. 여름의 경우 복날 보양식과 나들이를 위한 치킨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해 복날은 이달 12일, 중복은 22일, 말복은 8월11일이다. 복날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현재 생닭 가격은 안정적인 상태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닭고기 도계 1kg의 소매 가격은 9일 현재 5141원으로 한 달전(5220원)보다 1.5% 하락했다. 5년 평년 기준 가격이 5341원인 점을 감안하면 3.8% 내려갔다. 향후에도 크게 오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7월 생계 유통가격이 1kg당 1100원에서 1300원 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1467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닭고기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가 최근 다시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며 "복날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는 있지만 도계 물량이 워낙 아 산지가격은 전년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외식가격은 매달 오르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삼계탕의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85(2015년 가격이 100)에서 6월 109.09로 상승했다. 치킨 역시 같은 기간 107.85에서 109.64로 뛰었다. 반면 다른 음식 서비스 전체의 품목은 109.86에서 110.33으로 나타나 닭고기 음식보다는 안정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5월 삼계탕 외식가격은 1만4462원으로 한달전 1만4385원에 비해 올랐다. 참가격 기준 외식 매장에서 판매하는 삼계탕 가격이 지난 5월 평균 1만4385원인 반면 신세계푸드 올반의 삼계탕 가격은 9680원으로 3분의1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고공행진하는 외식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이 싸고 편리한 HMR로 대체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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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관계자는 "복날 등 성수기에 닭고기 소비가 부진해진다면 축산가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이벤트나 할인 행사 등으로 닭고기를 구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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