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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쓰레기에 폭발한 동남아, 법으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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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성 폐기물·악취에 몸살…印尼·필리핀, 불법쓰레기 반송 나서
태국·베트남은 '수입금지법' 마련…일부선 서민생계 위협 우려도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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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선진국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실력 행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 쓰레기를 해당 국가에 되돌려 보내는 것은 물론 일부 국가는 아예 해외 쓰레기 반입을 법으로 금지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이 각각 호주와 캐나다에서 온 쓰레기의 반송을 추진 중이며 태국과 베트남은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 금지를 법제화했거나 관련 법규 마련을 추진 중이다.


◇"쓰레기 가져가라" 경고하는 동남아=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불법으로 수입된 폐기물을 조사해 규정 위반 국가와 반송 폐기물 리스트를 발표할 계획이다. 현지 세관의 수잔 토로 통신 담당 부국장은 "미국, 독일, 홍콩, 호주를 상대로 조사 중"이라며 "최악의 쓰레기 수출국은 미국"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세관 당국이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세계 최대 재활용업체 중 한 곳인 호주의 '비지리사이클링'이 B3급 유독성 폐기물 13.7t을 무독성인 것처럼 속여 수출한 사건 때문이다. 바탐 바투 암파르항 세관에 적발된 이 폐기물에는 악취를 동반한 오염된 진흙과 벌레 유충까지 포함돼 있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2대 도시 수라바야에서 8개의 B3 플라스틱 폐기물 컨테이너가 적발되기도 했다. B3 폐기물은 독성위험물질을 말하며 직접적인 환경 오염원일 뿐 아니라 폭발ㆍ전염ㆍ부패 등을 초래하는 물질로 분류돼 인도네시아에서는 수입이 금지돼 있다. 인도네시아는 관련 폐기물을 모두 되돌려 보내기로 결정한 상태다.


말레이시아 역시 불법 쓰레기 반송을 거부하고 있는 캐나다를 비난하는 한편 관련 기업들을 '범죄자'로 규정하며 실력 행사에 나섰다. 특히 말레이시아 정부는 재활용 폐기물 수입 전면 중단 조치까지 발표하며 선진국 쓰레기와의 전쟁을 본격화할 태세다. 말레이시아 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미국ㆍ일본ㆍ영국ㆍ호주 등 4개국에서 말레이시아에 수출한 재활용 폐기물만 해도 4억2800만t에 달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5월에는 3000t의 수입 쓰레기를 캐나다, 미국, 일본, 프랑스, 호주, 영국 등 14개 국가로 반환할 것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일부 동남아 국가는 아예 유해 쓰레기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까지 마련하고 나섰다. 태국은 2021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베트남은 2025년부터 유해 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 수입 금지, 서민 생계 위협 우려도= 하지만 동남아 국가들이 선진국과 벌이는 쓰레기 전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상당수 동남아 국가에서 폐기물 재활용이 대표적 산업인 데다 관련 공장에서 일하는 서민들의 생계와도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 재활용 종이 생산공장에서는 1000여명의 주민이 하루에 3000~4000원 정도의 벌이로 생계를 이어가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호주는 동남아 국가들의 후진적 시스템이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최근 호주 현지의 모닝헤럴드는 인도네시아가 세계 2위의 해양 폐기물 생산국가임을 부각하며 '끔찍하게 오염된 하천과 쓰레기로 넘쳐나는 거리'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기도 했다. 매체는 이와 함께 폐기물 재활용산업을 국가가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에 폐기물 수입 규제 정책 역시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일본, 한국 등 일부 국가는 동남아 국가들과 쓰레기 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조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일본은 최근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과 폐기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공장 설립을 협의 중이며 이를 위해 올해 18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 역시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와 쓰레기 수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협력 강화에 나섰다.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nyonya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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