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별세] 끝내 아들들 화해 못 보고 눈 감은 신격호 회장
'원톱'된 신동빈·경영복귀 실패 신동주…'화해 요원'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맨손으로 재계 5위의 롯데그룹을 일궈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끝내 두 아들의 화해를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경영 복귀에 실패한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일 양국에서 주주들의 신임을 받으며 '원 롯데'의 중심으로 자리잡아 두 사람의 상황은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19일 서울아산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롯데그룹은 "어제 밤 신 명예회장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오늘 오후 별세했다"라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한 가족들과 롯데그룹 주요 경영진들은 서울아산병원에 모여 신 명예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신 명예회장은 2015년부터 시작된 장남과 차남의 '형제의 난' 이후 롯데호텔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 30년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서 집무를 봤으나, 2017년 롯데호텔 신관 전면개보수로 인해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이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두고 분쟁을 벌였다. 결국 서울가정법원이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인인 '사단법인 선' 요청에 따라 새 거주지로 롯데월드타워를 지정했다. 하지만 롯데호텔 신관 개보수가 마무리되자 신 전 부회장 측이 단서조항을 내세워 신 명예회장의 소공동 복귀를 주장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신 명예회장의 복귀가 이뤄진 것.
신 명예회장은 최근 몇 년 간 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과 검찰 조사에 휘말려 왔다. 그는 2015년 7월부터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 사이에서 벌어진 경영권 분쟁을 지켜봐야 했고, 그룹 창사 70년만에 처음으로 비리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 이 과정에서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법원이 법무법인 선을 한정 후견인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확 늙는 나이 따로 있었다…"어쩐지 체력·근력 쭉...
경영권 분쟁의 결과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수차례 승리를 거두며 원톱체제를 굳힌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주주총회를 통해 6차례나 경영복귀 시도를 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일본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도 최종적으로 패소해 경영복귀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에 대한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는가 하면, 설 가족 모임에 초대하며 화해 시도를 했으나 신 회장은 "진정성이 없다"며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이 눈을 감는 순간까지 두 형제의 화해 끝내 이뤄지지 않아 아쉬운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