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직전까지 '일방주의' 트럼프…전 세계에 무차별 경고장
플랜B언급하며 中압박 이어 이란, EU에도 날선 메시지
다자협의체 본 취지 잃고 강대국 간 이익싸움 전락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에서부터 이란, 유럽연합(EU), 자국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무차별 경고장을 날렸다. '독불장군'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식 자국우선주의로 이번 G20 정상회의가 다자협의체로서의 본래 취지를 잃고, 강대국 간 힘겨루기 창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른다.
일본 오사카에서 2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이번 G20 정상회의의 최고 관심사는 단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무역 담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출국을 앞두고 공개된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협상에 대해 플랜B가 있다"며 협상 결렬 시 추가 관세 부과, 거래 축소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의 플랜B는 어쩌면 플랜A가 될 수 있다"면서 "플랜B는 합의하지 못할 경우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25%가 아닌 (광범위한 영역에서) 10%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오는 29일 오전 11시30분부터 진행되는 시 주석과의 회담을 앞두고 한 번 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중국)이 자국 통화를 탁구공처럼 평가절하한다"며 환율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환율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G20 회의에서 와일드 카드로 꺼내들 수 있는 대표적인 부문으로 꼽힌다. 그동안 그는 유럽연합(EU), 중국 등이 자국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수차례 공개 비난을 쏟아냈다.
블룸버그통신은 "강달러로 미국이 아닌 경쟁국들이 비교우위를 누리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Fed를 압박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Fed의 통화 정책에 대해서도 "제정신이 아니다(insane)"며 "'Fed 사람(제롬 파월 의장)' 대신 드라기(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있어야 했다. 중국과 경쟁하는 우릴 위해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중국뿐 아니라 EU, 일본 등과의 양자회담에서도 환율 문제가 핵심 의제로 언급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 출입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중국, 러시아, 일본 등 많은 나라와 함께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전쟁을) 하지 않길 바란다"면서도 "무언가가 일어난다면 우리는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것(전쟁)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지상군 파견을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공습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돼온 미ㆍ일안보조약과 관련해서도 "(미국과 달리) 일본은 미국이 공격을 받아도 전혀 우리를 도울 필요가 없다"며 "소니 텔레비전으로 공격을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고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의장국인 일본은 이번 G20 정상회의 의제로 세계경제, 무역투자, 혁신, 환경 에너지, 고용, 여성, 개발, 보건 등 8가지 부문을 확정했다. 하지만 오는 29일 오후 발표되는 공동선언문에는 미국의 압박으로 보호무역 관련 우려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다자협의체로 첫발을 내디딘 G20이 어느덧 본래 취지를 잃고 자국 이익을 위한 양자 외교의 창구가 됐다는 비판이 잇따르는 배경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은 자국의 이익만을 강조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FT의 수석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가 직면한 7가지 위험으로 ▲과도한 부채 ▲장기 침체 ▲포퓰리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긴장 ▲강대국 간 마찰 ▲보호주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그는 "모두 글로벌 경제의 취약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문제는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이를 깊게 고려하지 않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