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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프' 먹은 시진핑-푸틴, 美견제·우군확보 노렸다

최종수정 2019.06.07 11:11 기사입력 2019.06.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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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배제' 美압박 무시한 러시아
中에 힘 실어주며 실속 챙겨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베프' 먹은 시진핑-푸틴, 美견제·우군확보 노렸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중국ㆍ러시아의 경제 동맹은 미국에 대한 양국의 공통적 입장 때문에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러시아가 서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힘의 균형을 바꾸길 원하고 있다" (미 공영라디오방송(NPR))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2박3일간 러시아에서 이뤄진 중ㆍ러 정상의 만남은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맞서 양국의 동맹을 대내외에 선언한 이벤트다.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5G 이동통신 망 구축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배제할 것을 요구했음에도 러시아는 이를 보란 듯 무시했다. 오히려 무역 전쟁에서 중국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이란ㆍ베네수엘라 등 미국과 긴장 관계인 나라를 두둔했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 붕괴 후 중국과 러시아는 잊을 만하면 미 주도의 일방적 세계 질서에 거부감을 표시해왔다. 이번 만남의 경우 두 정상이 만나 공식적으로 '베스트 프렌드'를 자청한 만큼 양국의 행보가 갖는 무게는 특히 남다르다.


중국의 경우 시진핑 국가주석이 나서 화웨이 문제를 풀었고, 무역 전쟁에서의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화웨이와 러시아 최대 통신사 모바일텔레시스템스(MTS)가 5G 망을 구축하는 대형 계약을 체결한 것은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였다. 시 주석과 화웨이는 러시아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한 셈이다. 게다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충분한 원유와 가스를 중국에 제공하고, 대두와 농산품의 대(對)중 수출도 늘리겠다고 말했다. 천연가스와 대두는 미국의 주요 대중 수출품이다.


외교 무대에서 중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시 주석은 6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의 강한 파트너십은 세계 평화의 열쇠"라며 "복잡한 국제 정세, 특히 신흥국들의 경제 발전을 막으려는 불법적 움직임에 직면한 상황에서 양국의 동반자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한 셈이다. 여기에 세계 평화와 안정이라는 이유까지 추가하면서 미ㆍ중 긴장에 따른 중ㆍ러 밀월이 단순히 경제 이슈 때문만은 아니라는 명분을 추가했다.

10년간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러시아도 중국과 손을 잡는 것이 이득이다. 푸틴 대통령은 2012년 복귀한 후 연간 6% 성장을 약속했지만, 러시아 경제 규모는 1조6000억달러(약 1885조원)로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러시아 국민의 평균 실질 소득은 6년간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러시아 경제성장률은 0.5%로, 연간 2% 미만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추락하는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경제 대국인 중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


러시아 인근 지역에 간섭하는 미국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 우크라이나 사태, 이란핵협정(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등으로 마찰을 빚고 있다. 알렉산드르 가브에프 카네기모스크바센터 연구원은 "러시아가 중국의 무기가 되고 있는데, 이렇게 몰아넣은 것은 서방 국가와 미국"이라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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