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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전 부총리, "교육개혁은 사회시스템 전체의 문제"

최종수정 2019.05.24 17:06 기사입력 2019.05.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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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후 첫 공식석상 한국장학재단 심포지엄서 강연

불평등한 자원배분이 사회갈등·경제위기 불러올 수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장학재단 창립 10주년 심포지엄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장학재단 창립 10주년 심포지엄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교육은 학교와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경제, 노동 등 사회 전반을 반영하기 때문에 교육 개혁은 교육계에서 이뤄질 수 없다. 결국 전체 사회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퇴임 후 처음으로 공식행사에 참여해 교육의 미래,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의 가치에 대해 설파했다.


김 전 부총리는 2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장학재단 창립 10주년 심포지엄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유쾌한 반란'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과거 어려운 환경에서 자수성가한 그는 공직생활 중 장학재단 사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연에서 김 전 부총리는 기재부 차관 시절 형편이 어려운 강원도의 한 중학교 학생들을 몰래 만나 격려했던 일화를 언급했다. 당시 그는 "나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운이 좋았고, 교육은 계층이동을 가능하게 해 주는 통로였으나 이제는 교육이 부와 지위를 대물림해주는 수단이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 단절된 계층사다리를 다시 잇기 위해 공직자로서, 대학 총장으로서 기울여 온 노력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장학재단이 올해 시작한 중고생 대상' 꿈사다리 장학금 시범사업'은 김 전 부총리가 재직하던 중 복권기금 활용이 결정돼 시작했고, 사회·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대학생에게 외국연수의 기회를 주는 '파란사다리 사업'은 김 전 부총리가 아주대 총장 때 만든 '애프터 유'라는 프로그램이 모태가 됐다.


하지만 과거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장학사업도 시간이 흐르면 관료주의에 의해 일상화되거나 특정 학교에 국한돼 지속성을 보장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교육은 다음 세대에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이라는 미국 학자 윌리엄 데레저위츠의 말을 인용, "결국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에 어떤 철학과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30여년 전 만들어진 우리 교육 시스템이 과연 미래에는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겠느냐는 물음이다.


김 전 부총리는 "사회지도층이 정한 보상체계에 대한 다수의 국민적 분노와 (보상체계를) 바꾸려는 열망이 촛불집회를 부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200~300년 전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기득권이 생기고 계층 이동이 단절되면 혁명이 일어났듯이 앞으로는 불평등한 자원 배분이 사회갈등을 높이고, 이것이 경제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교육은 사회를 반영하기 때문에 교육 개혁은 교육계에서 이뤄질 수 없고 전체 사회시스템 차원에서 생각돼야 한다"면서 "개혁의 첫걸음은 현재 더 가진 사람, 더 배운 사람들의 처절한 반성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전 부총리 강연에 이어서는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의 '학생 성공을 위한 대학혁신', 김영철 서강대 교수의 '대학재정 관점에서 본 학자금 지원제도', 우명숙 한국교원대 교수의 '중등교육 학자금 지원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와 자유토론 등도 진행됐다.


이장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축사에서 "재단이 설립된 이후 총량적으로 반값등록금이 실현됐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장학재단이) 이런 미시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또 "여전히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어려운 학생이 도처에 있다"면서 "중고생 꿈사다리 장학금도 대학생 지원만큼 안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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