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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 2조원 벌지만 '좌불안석' 면세점들…정부 판단, 과연 옳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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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어렵네요. 다들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과열, 포화된 시장에서 추가로 출점하는 게 과연 맞는 판단인지…."


이달 14일 오후 7시, 기획재정부가 보세판매장(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에서 서울에 3개의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내주겠다고 발표하자 면세점 업계 관계자가 한숨을 쉬며 내뱉은 말이다. 이날 운영위는 서울에 3개, 인천에 1개, 광주에 1개의 대기업 시내면세점을 허용했으며 충남에도 1개의 중소·중견 시내면세점을 허용했다. 한 번에 6개의 신규 면세점이 생겨난 것이다. 업계의 예측 수준을 한참 넘어선 규모였다.

이로써 연내 서울 내 대기업 시내면세점 수는 9개(한화갤러리아는 반납으로 제외)에서 12개로 늘어나게 된다. 중소, 중견까지 합하면 15개다. 업계는 벌써부터 과당 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도 매출의 40%에 달하는 송객수수료에 선불카드 마케팅까지 하면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참여자가 늘면 경쟁도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시내면세점 특허 기준을 올해 들어 대폭 완화한 점, 국내 면세 시장의 규모가 월 2조원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판단에도 일리는 있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3월에는 2조1656억원, 지난달에는 1조9947억원을 기록하며 2달 연속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이어갔다. 다만 면세점 증가 속도가 문제다. 2015년(6개)과 비교하면 4년 새 2.5배 증가했다.


주식시장에서도 면세점주는 대거 추락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15일 5% 가까이 떨어진 데 이어 16일, 17일도 하락세를 이어갔고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역시 15일부터 3일 연속 하락했다. 면세점간의 경쟁 격화로 인해 매출은 증가하더라도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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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는 등 면세점업에 청신호가 켜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매출의 대부분은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에서 나오는 만큼 면세점업 리스크도 더욱 커졌다는 게 업계 내 반응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찾는 개인 여행객들은 대부분 객단가가 낮고, 객단가가 높은 다이궁들이 주요 고객인데 이들의 수요도 한계가 있다"며 "정해진 숫자의 다이궁들을 놓고 면세점간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업계가 월 2조원 규모의 덩치로 커졌지만, 빈부격차가 너무 커 경쟁이 심화될 경우 구조조정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대기업인 한화가 손을 뗐고, SM과 동화·시티 등 중소 면세점들의 실적 악화 소식도 들려온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롯데·신라·신세계 등 '빅3' 면세점 매출은 전체 시장의 87%를 차지했다. 화장품 매출이 전체의 62%에 달하며, 국적별로는 중국인 매출이 76%인 기형적 시장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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