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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엑소더스' 본격화하는데…정부는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논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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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으로 민간에 팔 예정인 청주국제공항 청사 전경.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으로 민간에 팔 예정인 청주국제공항 청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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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중소ㆍ중견 면세점인 시티면세점이 청주국제공항점의 영업을 중단했다. 대기업인 한화가 시내면세점 사업을 접기로 하면서 매출 하위권 업체들의 엑소더스(탈출)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선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면세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점차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가운데 정부는 이달 중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논의에 돌입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티면세점은 이달 7일 청주국제공항점의 영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앞서 청주국제공항 주류ㆍ담배 구역 DF1에서 운영 중인 매장을 정리하기 위해 술은 50% , 담배는 3+1 할인세일을 실시했으며 대부분 소진됐다.

시티면세점이 청주국제공항점의 문을 닫게 된 것은 지난달 말께 한국공항공사가 임대료 체납에 따른 물품 압류 절차에 돌입하면서다. 시티면세점은 지난해 5월부터 한국공항공사와 청주국제공항점 임대료 체납으로 인해 소송전을 벌여 왔다. 1차에서 승소해 임대료 체납액을 절반 수준인 6억5000만원까지 줄였으나, 극심한 매출 부진으로 이마저도 지급하지 못하게 되자 공사가 물품 압류에 나선 것.


시티면세점 청주국제공항점의 영업중단은 예견된 것이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끊기면서 매출이 사드 보복 이전 수준(62억원)의 3분의1토막났기 때문. 반면 임대료는 정액 부과방식으로 고정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올해 1분기는 8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지만, 여전히 전성기 수준에 한참 못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청주공항은 유일한 중부권 공항으로 이 지역 여행 수요를 독점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사드 여파로 면세점 매출 타격이 컸다"며 "경쟁 심화로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가 책정된 탓에 매출도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이처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ㆍ중견 면세점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 탑시티면세점은 신촌역사와 임대차 관련 소송을 진행해 특허가 취소될 위기에 놓여 있고, 하나투어 산하의 SM면세점도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앞서 한화의 갤러리아면세점처럼 대규모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면세점들이 줄지어 철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사드 보복 이전 '황금알을 낳는 거위' 취급을 받았던 면세점의 거품이 벗겨지고 있는 것.

올해 면세점 업계가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 영향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소규모 면세점들의 폐업이나 퇴출로 대기업ㆍ대형 면세점 중심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기획재정위원회 간사)에 관세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면세점 매출액 87%는 롯데, 신라, 신세계 등 3대 대형 면세점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업계가 다이궁 위주로 돌아가면서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화장품ㆍ명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됐다"며 "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매출은 강북의 대형 면세점들이 쓸어간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내면세점들이 줄줄이 철수하거나 영업을 정지하면서 신규 특허 발급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중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신규 특허 발급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면세 업계 내부에서는 신규 시내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결국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을 더욱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은 2015년 6곳에서 지난해 13곳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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