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I/O] AR 검색·10배 빠른 AI·중가폰까지 첫선(종합)

검색어 입력땐 증강현실 활용
죠스 검색하면 실제크기 등장
인공지능 오프라인서도 가능
중저가폰 픽셀 삼성과 경쟁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듀에서 열린 '구글 I/O 2019'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기조강연을 듣고 있다.(사진=구글 제공)

[마운틴뷰(미국)=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구글이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신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구글 검색에 AR를 적용하는 한편 AI 비서는 10배 이상 빨라지고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새 스마트폰 '픽셀3A'도 AI를 활용해 제조원가를 낮췄다. 픽셀3A는 40만원대의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중국, 동남아시아 등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 구글 검색, AIㆍAR로 '진화'= 구글은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라인앰피씨어터에서 열린 '2019 구글 I/O(연례 개발자회의)' 행사를 통해 다양한 AIㆍAR 서비스를 공개했다.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구글 검색 기능의 진화다. 특정 사물을 검색하면 실제 크기의 사물이 현실 공간에 포개져 나타난다. AR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아파르나 체나프라가다 구글 AR 부문 부사장은 "기존에는 영화 '죠스'에 나오는 백상어를 검색하면 백상어 이미지와 관련 설명이 등장할 뿐이었다"며 "이제는 백상어가 최대 6미터까지 자랄 수 있다는 설명을 글로 읽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실과 비교하며 느낄 수 있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AI도 구글 검색에 녹아들었다. 카메라로 식당 메뉴판을 비추면 AI는 사용자가 음식을 먹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판단, 인기있는 요리를 추천해준다. 낯선 장소의 표지판에 카메라를 비추면 자동으로 언어를 감지해 번역한다.

◆ 10배 빠른 AI, 음성명령도 인식 =AI 기술 자체의 성능도 개선됐다. 스콧 허프만 구글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은 "음성 명령을 인식하고 수행하는 속도가 10배 빨라졌다"며 "손으로 항목을 선택하고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들을 말 한마디로 시킬 수 있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가 여행에서 쓸 렌터카를 예약해달라고 하자 구글 어시스턴트는 알아서 여행 일정을 찾아냈다. 이후 저렴한 가격, 평소 즐겨 쓰는 차종, 결제 정보 등을 스스로 입력하고 예약을 끝냈다. 중간에 대화를 주고받을 필요도 없이 최종확인만 하면 되는 식이었다.

무엇보다 AI 기반 기능들이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환경에서도 가능하게 됐다. 스콧 부사장은 "기존 100기가바이트(GB)에 달했던 AI 모델의 용량을 500메가바이트(MB) 수준으로 용량이 대폭 줄였다"며 "클라우드 없이 스마트폰 기반으로 작동시킬 수 있어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환경에서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0만원대 '픽셀' 중저가폰으로 중국 공략=구글은 이날 새 스마트폰 픽셀 3A 시리즈도 공개했다. 5.6인치 모델인 픽셀 3A의 가격은 399달러로 절반 가격 수준의 프리미엄폰이라는 주장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670 프로세서, 4GB 램, 저장 용량 64GB,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한 번 완충시 30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 정량적인 성능만 보면 현존 '프리미엄폰'과 비교하기 부족한 수준이다.

구글 측은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주장한다. 사브리나 앨리스 구글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문 부사장은 "카메라 모듈 등 하드웨어 부품의 성능을 머신러닝과 AI를 통해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며 원가를 절약했다"며 "AI를 이용해 어두운 장소에서도 선명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사용자의 이용 패턴도 분석해 최적의 배터리 효율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전 모델들이 1000달러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구글이 향후 동남아시아, 인도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중저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삼성전자에게도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중국 제품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또 다른 막강한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라며 "구글이 출시하는 제품이라 최적화가 잘 돼있고 AI 기술이 담겨 다른 중저가폰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진 만큼 시장에서 단숨에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