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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천문 관측 도구 '혼개통헌의' 보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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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문 필 강산무진도', '신편유취대동시림 권9∼11, 31∼39' 등도 보물로

혼개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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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유금이 제작한 천문 관측 도구 '혼개통헌의(渾蓋通憲儀)'가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혼개통헌의를 포함한 문화재 일곱 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9일 전했다.


혼개통헌의는 명나라 학자 이지조가 1607년 펴낸 '혼개통헌도설'에 근거해 제작한 기구다. 혼개통헌도설은 이슬람 지역에서 기원한 천문시계 '아스트롤라베(Astrolabe)'의 해설서를 번역한 책이다. 유득공의 숙부 유금이 1787년에 제작했다. '건륭 정미년에 약암 윤 선생을 위해 만들다(乾隆丁未爲約菴尹先生製)'라는 명문과 '유씨금(柳氏琴)'이라는 인장이 있다. 약암 윤선생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혼개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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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개통헌의는 실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일본인 도기야(磨谷)가 1930년대에 대구에서 사들여 일본으로 가져갔으나, 지난해 1월 별세한 과학사학자 전상운의 노력으로 2007년 국내에 돌아왔다. 혼개통헌의는 별의 위치와 시간을 알려주는 원반형 모체판(母體板)과 별을 관측하는 지점을 알려주는 T자 모양의 성좌판(聖座板)으로 구성된다. 모체판 앞면 중심 구멍에 핀으로 성좌판을 끼워 회전해가며 사용한다. 모체판 외곽은 24등분해 시계 방향으로 시각을 새겼다. 남회귀선·적도·북회귀선을 나타내는 동심원을 바깥쪽부터 차례대로 표시했다.


성좌판은 하늘 북극과 황도상 춘분점, 동지점을 연결하는 T자 형태다. 곳곳에 솟은 지성침(指星針) 열한 개를 이용해 천문 정보를 알 수 있다. 뒷면 위쪽에는 '북극출지 38도(北極出地三十八度)'라는 위도를 새겼다. 서울 위도 북위 37.5도와 거의 일치한다. 이 기구를 사용하려면 밤에 특정한 별을 관찰하는 '규형(窺衡)'과 별의 고도를 측정하는 '정시척(定時尺)'이 필요하다. 그래서 두 도구도 함께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기 연유인화문 항아리(외호,내호)

도기 연유인화문 항아리(외호,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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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측은 "유금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독자적으로 별을 그리고, 중국 책의 실수를 바로잡았다"며 "조선 지식인들이 서양 천문학과 기하학을 이해하고 창의적인 성과를 낸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혼개통헌의와 함께 보물로 지정되는 문화재는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와 '신편유취대동시림 권9∼11, 31∼39',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 '완주 갈동 출토 동검동과(銅劍銅戈) 거푸집', '완주 갈동 출토 정문경(精文鏡) 일괄', '도기 연유인화문 항아리 일괄' 등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강산무진도는 조선시대 궁중화원 이인문이 그린 두루마리 형식의 그림이다. 길이가 8.5m에 달한다. 계명대 동산도서관에 있는 신편유취대동시림은 금속활자 '병자자'로 간행한 조선 서적이다. 고창 선운사 불상은 여말선초(麗末鮮初) 시기에 유행한 두건을 쓴 지장보살좌상이다.


완주 갈동 출토 동검 거푸짐

완주 갈동 출토 동검 거푸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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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전주박물관에서 관리하는 완주 갈동 유물은 철기시대 유적이다. 석제 거푸집 두 점은 청동기부터 철기시대 초기 거푸집 대부분과 달리 출토지가 명확하다. 청동거울인 정문경 두 점도 정식 발굴조사로 찾은 드문 물건이다. 모두 기원전 2세기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도기 연유인화문 항아리는 8세기 유물이다. 큰 항아리와 작은 항아리로 구성된다. 납이 든 잿물인 연유(鉛釉)로 만들었는데, 예술적 가치가 빼어나다고 평가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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