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2월 운용수익률 3.9%…적립금 667兆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올들어 지난 2월 말까지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이 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금운용 부문에서 10년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국민연금이 주식시장 훈풍의 영향으로 올들어 빠르게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작년 말 639조원 수준까지 떨어졌던 기금적립금도 667조원대로 불어났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2월 말 기준 기금 운용수익률이 연초 이후 3.90%를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월말 3.05%이던 수익률이 조금 더 높아진 것이다.

1988년 기금 설치 후 올해 2월 말 기준 연평균 누적 수익률은 5.10%, 누적 운용수익금은 31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누적수익금과 보험료를 합친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은 667조4000억원에 이른다.

2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기금의 99.8%(666조4000억원)를 금융부문에 투자하고 있다. 자산구성비는 국내주식 18.0%(120조4570억원), 해외주식 19.2%(128조4700억원), 국내채권 46.6%(310조7600억원), 해외채권 4.1%(27조1620억원), 대체투자 11.6%(77조6670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월 말 금융부문 자산군별 수익률은 국내주식이 9.45%, 해외주식이 11.41%, 국내채권이 0.20%, 해외채권이 1.25%, 대체투자 자산이 0.49%를 각각 기록했다. 이 같은 성적은 저금리 상황 속에서도 국내와 해외 증시가 1월에 이어 2월까지 회복세를 보이며 주식시장이 안정된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미국 금리인상 기조 완화와 미중 무역분쟁이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10.8%, 코스피는 7.5% 오르며 상승세를 탔다.

다만 기금 자산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채권 투자자산의 경우 1% 안팎의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주가 상승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약화와 국내외 통화정책 완화 기조로 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부동산 등 대체투자자산의 수익률은 배당과 이자 수익은 반영됐지만, 투자자산의 시장가치 평가는 반영되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요국 무역 갈등과 통화 긴축, 부실 신흥국 신용위험 고조 등으로 기금운용 수익률이 -0.92%를 보였다. 마이너스 실적은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로 기금 손실 평가액이 5조9000억원에 달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