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강원 지역 산불...화재보험 가입 문의는 '미지근'

화재보험 문의 관심 저조
포항 지진 때와 대조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박지환 기자] 지난 4일 강원도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에서 볼 수 있듯이 화재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해가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다.

화재보험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이지만 이번 산불 피해가 발생한 강원 지역 뿐만 아니라 기타 지역에서도 관련 보험 상품에 대한 관심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9일 A손해보험사 관계자는 "2017년 11월 발생한 포항지진 당시에는 지진피해가 언론에 보도되자 마자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는 관련 보험상품 가입 문의가 크게 늘었지만 이번 강원도 지역 산불은 그때와는 반응이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B손보사 관계자 역시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본 면적 대부분이 산림이었던 만큼 자신의 주택에서 불이 나지 않는 한 화재 피해에 대한 경각심이 피부에 직접 와닿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화재보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생각보다 크지 않은 상태다"고 전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오전11시 기준으로 집계된 특별재난지역(고성·속초·강릉·동해·인제) 내 주택 피해는 총 479채다. 화재가 처음으로 발생한 고성에서 335채가 불에 탔고 강릉에서 72채, 속초에서 60채, 동해에서 12채가 각각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주택들 대부분이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8일까지 상위 대형 손보사 한 곳에 접수된 피해사례는 장기재물보험 2건, 일반재물보험 2건에 불과했다. 피해지역 주택 대부분이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접수된 피해 신고 자체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화재·폭발·지진·전기사고·배상책임 등을 묶은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했다면 이번 산불 피해도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역시 가입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화재보험 가입이 의무사항인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들은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이번 강원도 산불에서 피해가 많았던 산간 지역에 위치한 소규모 일반 주택들 대부분은 화재보험 가입이 미미한 상태로 파악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 신고도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민간 보험사들이 지급해야 할 보험금 규모는 들리는 피해 규모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