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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北비핵화·남북경협…초고난도 숙제 안은 김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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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노딜'로 北美 대화 경색…어려운 대외환경
남북경협 어렵고, 국회도 임명 반발…대내환경도 최악
후보자 시절 '창의적 해법' 강조…난국 돌파 묘안 주목
北비핵화엔 '협력적위협감소', 경협엔 '지자체 역할' 시사


김연철 신임 통일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연철 신임 통일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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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김연철 신임 통일부 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라는 무거운 상황 속에서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북한의 비핵화 없이는 대북제재 완화가 어렵고, 대북제재 완화 없이는 남북경제협력 또한 어렵다.


당초 정부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대북 협력사업을 본격화할 구상이었다. 그러나 '하노이 선언'은 불발됐고, 한미간 대북공조에 균열이 생긴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통일부에 적극적인 대북협력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4일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대북) 제재의 틀 내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북·미 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찾아달라"고 말했다.


앞선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는 "금강산과 개성공단 재개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통일부는 "제재의 틀 내에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가동 준비를 하고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반면 미국은 입장이 다르다. 미국 국무부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한 제재 면제를 검토하지 않는다"면서 "비핵화 없이는 제재 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오고 있다.

즉, 김 장관은 한미간 이견을 조율하는 한편, 북한을 대화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셈이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장관 후보자 시절인 지난달 11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장관 후보자 시절인 지난달 11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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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이 후보자 시절 한반도 문제의 '창의적 해법'을 강조한 배경이다. 그는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인 지난달 8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께서 강조하신 신한반도 체제 실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북·미 양측이 빠른 시일 내 다시 만나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취임사에서도 직원들에게 창의적 사고를 강조했다. 그는 8일 서울 도렴동 정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사에서 "통일부 직원은 창조적인 일을 수행해야 한다"면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고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창의적 해법으로는 '협력적위협감소(CTR·Cooperative Threat Reduction)', '지방자치단체 남북교류' 등이 거론된다.


김 장관은 후보자 시절인 지난달 26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핵 해결 문제를 위해 'CTR'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과거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등에 시행된 평화적인 비핵화 프로세스를 말한다. 미국이 성공시킨 이 경험을 한반도에 적용시키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아울러 김 장관은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의 역할을 키울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앞으로 남북관계의 외연이 확대되고 교류협력이 전면적으로 활성화될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이러한 차원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부와 민간 사이의 유기적인 분업과 협치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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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 장관이 처한 국내 정치적 환경도 대외 상황 못잖게 어렵다. 국회는 김 장관의 지명을 거세게 반대했다. 청문보고서 채택은 무산됐다. 야당은 김 장관의 최종 임명이 '국회 무시'라 보고 있으며, 앞으로 김 장관의 모든 행보에 철저한 견제를 예고한 상태다.


김 장관은 8일 취임식 후 통일부 기자단과 만나 "(국회를) 자주 찾아뵙고 설명할 게 있으면 설명하면서, 그런 노력을 내일부터라도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그 어떤 창의적 해법도 국회의 적극적 지원 없이는 빛이 바랄 수 밖에 없는 것임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처럼 험난한 앞길을 이미 각오한듯, 김 장관은 취임사에서 '임중도원(任重道遠)', '어깨는 무겁고 길은 멀다'라는 뜻의 논어 한 구절을 인용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제도화해 나감으로써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로 가는 굳건한 반석을 놓아야 한다"면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던 불행한 남북관계의 역사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지난해 시작된 한반도 평화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발전시키겠다"면서 "한반도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며, 남북이 함께 공존공영하는, 평화경제의 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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