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서 해양과학기술원장 "미세먼지 근거 찾으려 바다 이동경로 파악 집중"
옹진소청초 해양과학기지
미세먼지 채집 장비로 측정
육상 영향 안받아 근거 활용가능
세계5대 해양연구기관 목표
기술은 있는데 예산이 문제
中 추월에 투자 필요한 시점
[부산=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지구가 반대로 회전하지 않는 이상 중국의 미세먼지는 우리나라 쪽으로 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고 이 의무는 우리 같은 과학자들에게 있다."
최근 부산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서 만난 김웅서 원장은 미세먼지 저감대책 수립에 앞서 원인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때문에 우리나라 미세먼지가 심해진다고 주장하면서도 지금까지 이에 과학적 근거 제시는 부족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세우려면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이동경로와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며 "옹진소청초 옆에 있는 해양과학기지에 미세먼지를 채집하는 장비가 있는데 여기서 중국발(發) 먼지가 얼마나 되는지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청초 해양과학기지의 경우 육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미세먼지의 이동경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양과학을 연구하는 해양과학기술원의 수장인 그는 미세먼지처럼 국민들의 실생활에 밀접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김 원장은 "우리 연구원은 대한민국에서 바다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두뇌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며 "국민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과학과 바다를 쉽게 설명하는 것이 주요 업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김 원장은 지난해 5월 취임하며 '해양과학문화확산'을 주요 경영방침으로 꼽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가 '해양문고 시리즈'다. 연구원들이 각자 연구분야의 전문적인 내용들을 쉽게 풀어서 문고판 형태의 도서로 발간한 것인데 현재까지 32권이 발간됐다. 김 원장은 임기 중에 50권까지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해양문고는 다른 어떤 연구기관에서도 하지 못하는 특별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민들에게, 특히 청소년들에게 해양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다 쉬운 해양과학과 함께 김 원장이 이루고 싶은 목표는 해양과학기술원을 '세계 5대 해양연구기관'으로 도약시키는 것이다.
최근 해양수산기술 수준 분석자료에 따르면 국가별 해양수산과학기술 수준은 2016년 기준 미국(100%), EU(97.8%), 일본(95.1%), 우리나라(80.6%), 중국(75.5%) 순이다. 우리나라와 세계 최고 기술국과의 기술 격차는 5.3년으로 2010년 대비해서는 1.3년 단축된 상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김 원장은 심해탐사 한국기록 보유자다. 2004년 6월 프랑스 유인잠수정 노틸호를 타고 북동태평양 5044m까지 내려갔는데 이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국내엔 아직 심해유인잠수정이 없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 우리나라에 한 수 기술을 배워가던 중국은 이미 2012년에 자오룽(蛟龍)호 가지고 7000m 넘게 바다에 들어가서 탐사할 수 있다는 역량을 보여줬다. 김 원장은 "20여년 남짓 사이에 저만치 앞서 가던 우리가 중국에 추월을 당한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우리나라는 1987년 해저 250m까지 갈 수 있는 '해양250'을 개발했으나 현재 퇴역한 상태다. 해저 6000m까지 탐사할 잠수정을 만들 기술적 역량은 충분하지만 1200억원 예산 문제로 현실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나도 3700억 받을 수 있나"…26일부터 한도 없어...
김 원장은 "세계 최강국들이 자존심을 걸고 싸우는 분야가 바로 해양과 우주"라며 "자원의 보고인 바다를 연구하기 위한 본격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