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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적자 경고등①]文케어發 적자인데…꼼짝않는 국고 지원금

최종수정 2019.03.22 11:18 기사입력 2019.03.2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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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당기 적자 1778억…보장범위 강화로 지출 규모 커져
정부 부담 법적 근거 명확히 해야…이달 말 국회 복지위 법안소위서 논의 예정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국민건강보험이 8년 만에 적자를 냈다. '문재인 케어'로 지출이 늘어나 재정 적자에 이른 것이다. 아울러 문재인 케어에 가린 또 다른 적자의 원인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2회에 걸쳐 건강보험 재정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1778억원.

2017년 8월 시행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문재인 케어'가 적자의 주범이라는 화살을 맞았다. 문재인 케어 시행으로 건강보험 지출이 늘어나 재정 적자에 이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는 또 다른 문제들도 살펴봐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모호한 정부 지원 규정이다.


'문 케어' 때문에 힘든데 정부지원금도 고무줄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은 1778억원의 당기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료 수입·정부 지원금 등을 합한 건강보험 수입(62조1159억원)보다 보험급여비 등 지출(62조2937억원)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재정의 당기 적자 전환은 문재인 케어 도입으로 예견된 일이었다. 앞서 정부는 30조6000억원을 투입해 환자가 전액 부담하던 비급여에 건강보험을 적용, 건강보험 보장률을 2022년 70%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넓히면 공단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케어로 나간 지출이 전년 대비 얼마나 늘었는지 따져볼 수 있는 정부 자료는 올 하반기에나 나온다.

[건보 적자 경고등①]文케어發 적자인데…꼼짝않는 국고 지원금

문재인 케어 외에도 건강보험 당기 적자에 영향을 준 요인은 여럿 있다. 급속한 고령화, 불법 사무장 병원, 외국인 환자 '먹튀' 등 건강보험 재정 누수 등이 꼽힌다. 그중에서도 정부 지원금이 큰 몫을 한다는 지적이 많다. 문재인 케어 때문에 재정이 악화될 것이 자명한데 정부가 법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건강보험법상 정부는 '해당연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14%는 일반회계(국고)에서, 6%는 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보험료 예상수입액을 낮춰 잡아 계산하는 방법으로 이 규정을 제대로 지킨 적이 없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정부 지원 비율은 평균 15.6%에 불과했다. 이 기간 정부가 공단에 주지 않은 지원금은 17조1770억원(국고지원금 7조1950억원)에 달했다. 반면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보험방식의 건강보험 제도를 택한 다른 나라의 건강보험 국고지원 비중은 높다. 일본과 프랑스는 총수입의 20.1%, 49.8%를, 대만은 보험료 수입의 23.5%를 국고에서 지원한다.


국내에서도 정부지원금 지원 근거를 더욱 명확히 하는 법 개정 움직임이 있다. 기동민ㆍ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소하 의원이 각각 법안(3건)을 발의한 상태다. 보험료 예상 수입액을 전전연도 보험료 수입액으로 확정하거나 예상 수입액과 실제 수입액의 차액을 사후 정산하도록 하는 식이다. 오는 25~27일 열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 건강보험법 개정안 논의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윤 의원은 "이번 건보 재정 적자를 계기로 법률에 정해진 정부지원금을 반드시 지급하고 누적 흑자를 이용해 보장성 목표를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당기 수지 -1조2000억원→-1778억원

공단이 지난해 초 내놓은 '2018년도 연간 자금운용안'을 보면 당기 적자 1조2018억원(건강보험 수입 61조7988억원·지출 63조6억원)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결산 결과 당기수지 적자는 추산액의 14.7%에 불과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일단 건강보험 재정을 계산한 기준이 다르다. 재정 추계는 병원 진료일, 건강보험 결산은 보험급여비 지급일 기준이다. 보통 의료기관이 환자를 진료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보험급여비를 청구, 심사를 거쳐 공단이 지급하기까지 2~3개월, 길게는 6개월 걸린다. 대체로 11월 이후 진료분이 건강보험 결산에서 다음 해 회계로 잡힌다.


건강보험 수입도 추산보다 3171억원 늘었고 지출은 7069억원 줄었다. 보험료 수입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적립금 이자수입·제약사 위험분담금 환급금 등 기타수입이 1900억원가량 불었다. 반면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이 의료계와의 협의 지연으로 1~2개월 늦어지면서 지출은 적어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건강보험 기타수입이 많이 늘어난 데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이 밀리고 보험급여비를 반영하는 회계 시차가 있어서 당기 적자 추산 규모와 큰 차이가 났다"면서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5개년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 전체 재정 소요액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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