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경제학계 "소득주도성장, 소득분배-경기부양 '두 토끼' 다 놓쳤다"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현 정권 전·후 경제지표 비교해보니

이윤수 교수 등 "소비 늘었지만 수입품 덕…국내 경제성장은 뒷걸음"

안충영 석좌교수 "최저임금 인상이 실업·소득 양극화 심화"


경제학계 "소득주도성장, 소득분배-경기부양 '두 토끼' 다 놓쳤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김민영 기자] "현 정권 출범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민간소비는 늘었지만 수입품이 주도했으며, 오히려 국내총생산ㆍ투자성장률ㆍ임시직 고용은 감소했다." 14일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1차 전체회의 기조 발제를 맡은 이윤수ㆍ최인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두 교수가 현 정부 집권 전(2013년 1분기~2017년 2분기)와 집권 후(2017년 3분기~2018년 3분기)를 비교한 결과 민간소비 성장률 증가분은 1.14% 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얼핏 보면 긍정적인 수치로 보이지만 함정은 수입품에 있었다. 이윤수 교수는 "수입품 소비 증가분을 뺀 민간소비 성장률 증가분은 0.5%포인트였다"며 "소득주도성장에선 우리나라 국민들의 소비가 다시 국민들 주머니로 들어와야 하는데 그게 아니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소득주도성장이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기여도가 없었다는 건 다른 지표들도 보여줬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증가분은 -0.13% 포인트, 투자성장률 증가분은 -5.14%포인트를 기록했다. 고용도 뒷걸음질 쳤다. 임시직ㆍ일용직 근로자의 고용성장률 증가분 은 각각 -4.03%, -4.32% 포인트를 나타냈다.


이 교수는 " 내수 증진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도 크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도ㆍ소매를 제외한 대부분의 서비스에서 성장률 증가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음식ㆍ숙박업이나 예술과 스포츠ㆍ교육서비스업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노동시간 감소로 '저녁이 있는 삶'을 실현해 내수 증가로 이어졌다는 증거도 아직 없다는게 발표문 내용이다. 장기성장 전망도 어둡다. 그는 "성장은 생산성, 투자, 연구ㆍ개발, 고용의 증가를 수반해야 하는데, 설비투자의 급격한 감소, 고용감소, 총요소 생산성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설비투자는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전월 대비 줄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9월부터 1998년 6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20년 만에 최장기간 감소세다.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많이 받는 도소매업(-6만7000명), 음식숙박업(-4만명)에서 지난달에만 11만7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외식물가는 작년 4월 3.1% 오른 후 10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학계 "소득주도성장, 소득분배-경기부양 '두 토끼' 다 놓쳤다"   원본보기 아이콘


15일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그리고 동반성장:보완인가.상충인가.'를 맡은 안충영 중앙대 국제대학원 석좌교수(전 동반성장위원장)는 "그동안 정부가 집행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정책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이율배반적 내용도 담고 있다"며 "노동자의 근로소득의 배분률을 높이기 위한 최저임금의 기록적 인상은 실업과 소득양극화를 악화 시키는 역설적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노동집약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시장균형임금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내수시장의 소비재에 초점을 맞추어 개방경제로서 우리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는 뒷전으로 밀려 났다"며 "혁신성장정책은 집행의지에서 다분히 선언적 의미에 머물고 정부보조금 위주의 벤처 육성이외에 아직도 실체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애초 취지와 달리 양극화 심화, 고용 악화 등의 결과를 낳았다는 것은 지금까지 정부에서 발표된 경제지표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소득하위 20%에 해당하는 소득1분위 가구의 가계소득은 전년 대비 8.4% 줄었다. 특히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각각 22.6%, 13.4%씩 줄어들었다. 반면 상위 20%(5분위) 가계소득은 7.1% 늘어 계층별 소득 양극화는 더 심화됐다. 투자지표도 부진하다.


박정수 서강대 교수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정 확대와 임금 상승을 통한 총수요진작은 경기침체를 완화시키고 경기를 조절하는 기능은 있을 수 있으나 지속 성장의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 못한다"며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