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社 12조1526억원 기록...전년동기比 8.87% 증가
장기보험 과열경쟁...GA에 과도한 수당 부메랑 우려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지난해 손해보험사들이 사용한 사업비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르면서 보험사들의 계약자 유치를 위한 지출 경쟁이 더욱 격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3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10개 주요 손보사의 순사업비는 12조15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1조1621억원 대비 8.87% 증가한 것이다.
11·12월의 기록을 합한 연말 누적 사업비는 기존 사상 최대 규모였던 2017년의 13조7816억원을 뛰어 넘는 1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비는 설계사수당, 판매촉진비, 점포운영비, 직원급여 등 보험사가 영업을 위해 쓴 돈을 뜻한다.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사업비 증가의 배경으로 장기보험부분에 대한 과열 경쟁으로 인한 사업비 상승을 들었다. 손보사들이 모든 회사의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독립보험대리점(GA)에 자사의 상품이 잘 팔릴 수 있도록 시책(특별수당) 경쟁을 벌였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역시 지난해 12월 GA에 사업비를 과다 지급한 삼성화재, DB손보, 메리츠화재 등에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GA에 과도한 수당을 주는 출혈 경쟁이 보험사 수익성을 떨어뜨려 결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된다는 지적이다.
손보사들이 장기보험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뭘까. 우선 돈이 되서다. 장기보험은 질병보험과 상해보험,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등이 속한다.
손보업계의 대표 상품 격인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은 고객층은 넓지만 손해율이 높아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품들이다. 반면 장기보험은 상품 설계에 따라 보험료 수준을 높일 수 있고, 1년 마다 갱신이 돌아오는 자동차보험, 실손보험에 비해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어 고객 이탈 걱정도 덜하다.
문제는 장기보험에 대한 영업이 과열될수록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의 사업비가 많아지면 갱신 시점에 보험료가 오르는 것이 대표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치매보험 등 장기보험 시장의 초기 점유율 확보를 위해 GA를 향한 과도한 사업비 지출은 보험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결국 소비자에 대한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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