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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부끄러움을 알라, 윤동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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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택 연출 낭송음악극 '동주-찰나와 억겁' 19일부터 연장공연
"10분 추가해 완성도 높일것…옛시인 고뇌에 현대인 비추고파"

"네 부끄러움을 알라, 윤동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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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연출가 임형택(56·사진)씨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고 윤동주 시인의 삶과 문학을 기리기 위해 '동주-찰나와 억겁'을 지난 1월26일부터 2월3일까지 대학로 SH아트홀 무대에 올렸다. 시인 윤동주의 시 열여섯 편을 발췌 편집해 대본을 완성한 '낭송음악극'이다. 임씨가 대표를 맡은 극단 서울공장은 많은 관객이 짧은 공연기간에 아쉬움을 나타내자 오는 19일부터 내달 10일까지 연장 공연을 하기로 결정했다.


임형택 씨는 연장 공연을 준비하면서 "내용을 좀더 친절하게 보완하겠다. 공연 시간이 10분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임씨가 동주-찰나와 억겁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부끄러움'이다. 임씨는 "(윤동주는) 혁명가는 아니었지만 시로써 일제에 저항했다. 그는 부끄러움을 알았던, 살아가면서 최소한의 양심을 알았던 예술가였다"고 했다. 그는 부끄러움을 아는 태도가 오늘날에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국정농단 사태 때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은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이었다. 오늘날의 우리도 혁명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동주-찰나와 억겁은 형식이 독특하다. 공연은 서사보다는 영상과 텍스트, 비디오 맵핑, 물소리, 새소리 등 시청각적 효과로 이뤄진다. 관객들은 공감각적 체험을 통해 윤동주의 내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압축과 생략의 언어인 시를 대본으로 삼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임씨는 "시는 압축과 생략이다. 가능하면 많은 말을 삭제하고 빈 공간을 영상이나 노래, 동작 등으로 채우려 노력했다"고 했다.


공연은 여배우 세 명이 관객들과 자신들이 기억하는 어린 시절이나 최근의 일상에서 부끄러웠던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이 대화가 끝나면 큰 물소리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극장을 한 바퀴 굽이친 다음 윤동주(추헌엽)가 등장한다. 동주는 우물을 들여다보고 괴로워하지만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며 행복한 웃음을 짓기도 한다. 성우 이선씨가 '우물의 여인' 역을 맡아 윤동주의 시를 낭송한다.

이 공연은 서사가 배제되고 형식이 독특해 관객들이 다소 난해하게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관객들은 무엇보다도 윤동주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고, 시동호회 회원들을 비롯한 단체관객의 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공연을 더 즐기고픈 관객의 소망과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픈 연출가의 집념이 만나 연장공연을 결정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연출가는 "관객이 어렵다고 느낀 부분을 좀더 친절하게 설명하겠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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