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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 드라마는 끝났지만 … 더 깊어진 교육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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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입시경쟁의 폐단 국민적 공감대 형성

사교육 단속·학종 공정성 확보 실효성 의문도


'SKY캐슬' 드라마는 끝났지만 … 더 깊어진 교육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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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에휴~ 이 빌어먹을 대한민국 교육시스템을 우리가 바꿀 순 없잖아? 이 살벌한 시스템 속에서 울 아들이 굳건히 버티게 사랑 듬뿍듬뿍, 아주 오지게 쏟아주는게 우리 몫이야."(SKY캐슬 20회·수한아빠의 말)

줄세우기식 입시 제도와 사교육에 올인하는 현실을 그린 드라마 'SKY캐슬'이 비지상파 드라마 사상 역대 최고의 시청률이라는 큰 인기를 누리며 막을 내렸다. 드라마가 입시제도의 실상을 알리고 전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키는데는 일조했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이 겪어야 할 입시제도는 변한 것 없이 그대로이고 오히려 불신만 깊어졌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대치동 학부모 서모(47) 씨는 "드라마가 대한민국 학생과 학부모라면 다들 경험했을 과도한 입시경쟁의 문제점과 폐해를 지적하며 큰 공감을 얻었지만, 결국 서울대 의대가 최고인 줄 아는 학부모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끝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서씨는 "아이들이 죽어나가도 입시제도는 바뀌지 않고, 그 다음 학년 학부모가 이전과 똑같은 전철을 밟게 되는 모습 또한 현실과 너무 닮아 그래서 더 가슴이 답답했다"고 전했다.


정시확대추진 학부모모임의 박소영 대표는 "드라마를 본 학부모들 가운데는 내 아이에게 저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더 많이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함과 죄책감을 갖게 됐다는 경우가 많다"며 "편법이 가능하고 계층세습의 통로가 돼버린 입시제도가 자식을 향한 부모의 욕심을 더 부추기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정직한 학부모와 학생들이 상처를 받고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입시제도의 문제를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교육당국을 향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고등학교 교사인 이모(51) 씨는 "학교 시험지가 유출되고, 컨설팅과 사교육으로 학교생활기록부를 만드는 극단적인 상황들이 부각되면서 드라마 전반에 학교교육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강하게 깔려 있어 내내 불편했다"며 "하지만 학생들조차 '사실이 아니냐'며 냉소를 보인다는 말에 공교육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완전히 무너졌다는 자괴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대표는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입시를 위한 고액 컨설팅과 개인과외 교습 행위가 회자되자 얼마 전 교육부가 내놓은 정책이 고작 학원 등 사교육기관에 대한 '관계부처 합동점검'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마저 사전에 점검대상과 점검기간을 대대적으로 알려 사교육기관이 불법적이고 비교육적인 운영 행태를 은폐할 수 있는 충분한 빌미를 주고 있는 것을 볼 때 과연 정부가 문제해결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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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학교 내신 비리의 가능성이나 현행 입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2018년 대입제도 개편안 논의 과정에서 나왔던 '학종 폐지, 정시 확대'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이종배 대표는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하도 얘기를 들어서 한 번 봤다. 과도한 부분이 있지만 현실을 반영한 것 같다. (사교육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내 아이의 문제가 되면 그렇게 한다더라'는 시청자 소감 수준의 발언을 한 것을 보며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며 "여론이 들끓는데도 교육당국은 신기루 같은 학종 공정성만 찾고 있고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복잡하고 어려운 입시제도, 시간이 지나도 개선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정책들을 보며 학부모들은 답답해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 대표는 "무엇보다 불신이 팽배한 학종의 문제점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수험생이나 학부모가 아닌 일반 시청자들까지 드라마에 몰입된 건 그만큼 학종에 대한 불만이 차올랐다는 것"이라며 "(드라마는 끝났지만) 입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속 시원한 정책 개선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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