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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공화국의 몰락…외식업 경기 지표 역대 최악 "희망 없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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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술집 "역대 최악 매출 한숨만"…갈수록 악화
소비자물가는 고공행진…외식비 지출은 안 한다
인건·식자재비, 임대료 폭등 '3중고' 자영업의 위기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종각역 인근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종각역 인근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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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만 문제가 아닙니다. 곡류, 채소류, 수산물, 축산물 등 안 오른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임대료가 하락합니까. 악화일로에요. 자영업의 몰락은 이미 시작됐어요."(철산동 백반집 사장 김 모씨)


"예전엔 6명의 아르바이트생을 썼는데 현재는 바쁜 점심시간에 3시간만 일하는 쪼개기알바를 쓰고 있습니다. 인력을 줄여도 장사가 잘 되던 시기와 비교하면 수익이 60%는 줄었어요. 인건비보다 임대료가 더 문제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원자재값도 많이 들어 반찬 가짓수를 줄였어요.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사치입니다."(구의동 한식집 사장 최 모씨)

전국 골목 곳곳에 자리한 상가에서 곡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전 산업 중에서 폐업률이 가장 높은 외식 자영업자들의 비명은 절규에 가깝다. 내수의 '바로미터'인 외식산업 경기지표는 모든 부분에서 '악화일로'다. 계속되는 불경기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고, 외식업 자영업자들은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면서 인건비와 임대료 폭탄에 각종 원자재값 상승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3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외식산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식업 경기지수는 비교 가능한 공개 통계 지표에서 역대 최저 수준을 이어갔다. 지난해 1월 69.45에서 출발해 4월 68.98로 하락한 후 7월에는 67.41로 더 하락했다. 이후 변동없이 12월까지 계속 유지했다. 외식업 경기지수는 50~150을 기준으로 100이 초과하면 성장, 100 미만은 위축을 의미한다. 외식산업연구원은 60 후반대에 머무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임대료, 인건비, 원자재값 급등을 꼽았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내 음식점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의 12월 시장경기동향은 각각 63.0, 55.7로 집계됐다. 100 초과이면 호전이지만 100 미만이면 악화다. 특히 전통시장 내 음식점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10월 70대에서 11월 50대로 하락한 이후 불황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숙박 및 음식점업 중소기업의 경기지전망지수도 어둡다. 10월 81.1, 11월 80.1에서 12월은 84.0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 이하면 향후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다.


소비자들은 외식비 지출을 조여맸다.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소비자 심리지수는 12월 97.2로 집계됐다. 100 이하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주관적인 기대심리가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외식비 지출전망도 밝지 않다. 외식비지출전망은 9월 93에서 11월 92로 하락했고 12월에는 더 하락해 90으로 집계됐다. 개별지수가 100보다 높은 경우 긍정적으로 응답합 가구 수가 부정적으로 응답합 가구 수보다 많다는 것으로,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물가는 고공행진중이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35다. 일년 내내 100 이상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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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각종 물가가 오르고 가계 사정이 여의치 않아 허리띠를 졸라매는 첫 출발점이 바로 외식비"라면서 "소비자 심리지수와 외식비지출전망을 종합으로 해석하면, 갈수록 외식비를 줄이겠다는 뜻으로 상황은 계속 악화일로"라고 전했다.


안산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최민수(가명·52) 씨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주말도 없이 밤낮으로 일하고 있는데, 임대료를 내고 나면 봉급생활자보다 더 못 번다"면서 "사람들이 식비 지출을 줄이고 있어 가면 갈수록 상황은 더 힘들어질 수 밖에 없어 폐업만 속출 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작년에 술집이나 식당 등의 실질 매출액은 통계작성이 시작된 후 최소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청의 서비스업동향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지난해 1∼11월 음식점 및 주점업의 소매판매액 지수는 97.0으로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1∼11월 기준 가장 낮았다.


소매 판매액지수는 표본조사로 파악한 매출액 총액을 2015년 평균(100)을 기준으로 삼아 환산한 결과다. 결국 작년 1~11월 음식점 및 주점업의 실질 매출액은 같은 기간 기준 2010년 이후 가장 적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11월 기준 음식점 및 주점업의 소매판매액 지수는 2016년 100.9였는데 2017년 99.0을 기록한 것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했다.


자영업자의 체감 경기 수준 역시 역대 최악이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지난해 12월 자영업자의 현재경기판단 CSI(소비자동향지수)는 59로, 2018년 초인 1월(84) 대비 2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12월 사이 하락 폭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현재경기판단 CSI는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 경기 상황이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을수록 지수가 내려간다. 지수가 기준치인 100 밑으로 떨어지면 부정적인 답변이 긍정적인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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