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년 추락사고, 국가가 지원해도 비용 정산해야
정부, 사고 사실관계 확인 중
영사조력 지원 한다던 하루전과 입장차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미국 그랜드캐년에서 관광 중 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은 한국인 청년의 사고에 대해 정부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피해자를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만명 동의에 그치며 20만명인 정부 답변 기준에는 못 미치고 있지만 여론의 주목이 쏠리며 정부도 손놓고 바라볼 수만 없는 상황이 전개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의 젊은이가 중태에 빠져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젊은이에 대해 )영사 조력을 하고 있고 여러 문제들에 대해 검토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외교부가 전날까지도 영사조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것과는 달라진 입장이다. 사고원인을 놓고 여행사측과 피해자의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 사고원인을 파악하려는 시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외교부는 기자단에 보낸 문자에서도 청원 제기를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하루전 외교부의 입장과는 다른 상황이다. 외교부는 23일 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는 사건 발생을 인지한 후 국내 가족에게 사고 발생 및 경위를 알리고 가족의 미국 입북 절차 지원 등 영사조력을 했다고 설명했지만 국민청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외교부가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고 입장을 바꾼 것은 국민적인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지원 여부에 대한 여론이 엇갈리자 정확한 현황을 우선 확인하는 데 주력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확인해야하는 사실에는 사고 당사자나 여행사의 책임 여부등과 치료비와 국내 이송비, 피해자측의 비용 부담 가능 여부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만큼 결과에 따라 정부가 대응 조치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해외에서 개인과실로 사고를 당한 국민을 국가가 지원할 의무는 없지만 현재도 긴급한 상황에서 여러 요건이 갖춰질 경우에는 국가가 나설 수 있다.
이번 사고가 2년후에 발생했다면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일부 주장도 정확한 내용은 아니다. 최근 공표된 ‘재외국민 영사조력법’은 △해외위난상황 발생 △재외국민 사망 △재외국민 범죄피해 △미성년자·환자인 재외국민 △재외국민 실종 △형사절차 등 6개 유형에 따른 영사조력을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2021년 1월부터 시행된다. 이 법에 따라 지원을 받을 경우에도 관련 비용은 추후 정산해야 한다. 공짜가 아니라는 뜻이다.
영사조력법은 현재 시행령 등이 마련돼있지 않다. 시행령 등 하위법령이나 규칙을 마련해도 재외국민 사고시 국가가 무조건 지원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다만 이번 사고가 영사조력법 시행을 위해 마련될 관계법령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외교 현장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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