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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규제 '강화'에 오르는 연탄값, '완화'에 오르는 석탄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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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계획에 치솟는 연탄값
강대국들의 환경규제 완화 속 수요 증대로 치솟는 석탄값
혹한기 동사율 높은 '에너지 빈곤층'들에게 혹독한 겨울 지속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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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지구온난화와 대기오염 문제 등이 전 지구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석탄'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잇따라 경기둔화 우려에 따라 환경규제를 완화시키면서 석탄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국제 유연탄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는 한편, 국내에서는 반대로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정부가 가격억제를 풀면서 연탄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당장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혹한기 동사율이 높은 전 세계 에너지 빈곤층들에게 혹독한 겨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사회복지법인 연탄은행에 의하면, 이날 오전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 주민 16명이 청와대 앞에서 연탄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릴레이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연탄가격은 지난 2015년까지 정부의 가격억제로 500원선을 유지했으나 환경규제 강화를 목적으로 정부가 가격억제를 푼 이후 2016년부터 최근 3년간 50% 이상 가격이 급등했다. 이에따라 연탄이 '금(金)탄'이란 소리를 듣게 되면서 주로 연탄으로 겨울을 나야하는 고령의 에너지 빈곤층들은 큰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정부가 연탄가격 억제를 풀게 된 이유는 지난 2010년 열렸던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제출한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계획'의 후속조치를 위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목표로 2020년까지 생산자 가격보조를 통해 수요를 왜곡하는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을 모두 폐지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 조항에 직접적 대상에 속하는 대표적 연료가 바로 연탄이었다. 연탄의 경우 서민생활 안정을 목표로 1989년부터 최고판매가격을 생산원가 이하로 고시하고, 원가와의 차액은 정부가 재정으로 보조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환경규제 완화 속에 전 세계 석탄수요가 크게 늘기 시작하면서 석탄가격은 2016년 60달러선에서 100달러선까지 급등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중국의 환경규제 완화 속에 전 세계 석탄수요가 크게 늘기 시작하면서 석탄가격은 2016년 60달러선에서 100달러선까지 급등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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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국내에서는 환경규제에 따라 연탄값이 급등하는 동안, 국제적으로는 정반대로 환경규제가 풀어지면서 국제 유연탄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광물자원공사의 1월 3주차 주요 광물가격 동향에 의하면, 유연탄의 경우 중국과 인도의 수입증가와 함께 미국 등 각국의 환경규제 완화에 따른 수요상승 기대감이 합쳐지며 전주대비 2.8% 오른 톤(t)당 99.81달러를 기록했다. 2016년 연평균 66.03달러에 불과했던 유연탄가격은 지난 3년간 급등세를 보이며 100달러선에 근접해있다.

이와같은 석탄가격 급격한 상승세의 주 요인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강대국들의 환경규제가 크게 완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비롯해 각종 환경규제를 완화 중에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미 환경보호청(EPA)에서 성명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 당시 제정됐던 '수은 및 유독물질 규제(MATS)'를 대폭 완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미국의 석유, 또는 석탄 화력발전소들의 배출규제가 크게 풀리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지난해 7월 자동차 연비기준을 강화하는 정책도 폐지했으며, 이어 9월에는 메탄가스 배출규제도 대폭 완화키로 했다.

미국의 이같은 행보와 함께 미·중 무역분쟁이 심해지면서 지난해 초부터 중국정부가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시키자 국제 석탄가격이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대한석탄협회에 의하면, 중국의 지난해 11월 유연탄 수입가격은 톤당 161.3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29.5% 상승했다. 러시아, 인도 등도 경기둔화 우려에 따라 환경규제가 크게 완화되고, 앞다퉈 유연탄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석탄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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