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우리나라에서는 택시 업계의 카풀 반대 시위가 격화되다 못해 아까운 목숨을 두 명이나 잃었고, 카카오가 현행법상 합법인 카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후에야 정부ㆍ여당이 마련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당사자들이 마주 앉을 수 있게 됐다. 우리가 살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모든 산업 영역이 디지털 경제로 전환(Digital Transformation)되면서 기존 질서가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많은 영역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산업의 중대한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자율주행 서비스가 시작된 모빌리티 산업이 대표적 분야 중 한 곳이며 우리 사회도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까운 시간 안에 거대한 변화를 겪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지에 따라 그 결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혁신하느냐 혁신당하느냐의 차이다.
우리가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승차 공유와 모빌리티 분야는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혁신 산업 분야로 자리 잡았다. 원조 격인 우버는 65개국 600여개 도시에서 널리 쓰이고, 중국의 디디추싱, 미국의 리프트, 동남아시아의 그랩, 인도의 올라, 아프리카의 택시파이와 같이 지역의 선도 업체들이 등장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한 번 써보면 끊을 수가 없다고 할 정도로 이용자 중심의 편의성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고객 접점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핀테크(금융+기술), 자율주행 등을 접목해가고 있다. 이 분야의 연평균 성장률은 23%로 추산된다. 다른 나라들도 승차 공유 서비스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겪었으나 각국의 현실에 맞는 제도 정비를 통해 신산업의 시장 변화를 수용하고 갈등을 최소화하고 보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 국민 중에서도 여행이나 업무 목적으로 해외에서 우버와 그랩 같은 서비스를 경험해본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하나같이 서비스의 편리함과 국내 이용 환경의 불편함을 이야기한다. 앞으로 자율주행이 보편화되고 모빌리티 서비스가 더욱 고도화되는 시기가 왔을 때, 더 이상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준비 없이 개방된 시장에서는 국내 혁신 기업도 택시 업계도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 혁신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 돼버린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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