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중국경제에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 수장들의 조언을 듣고자 이들을 불러들인 리커창 중국 총리가 면전에서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정부 정책 비판 쓴소리를 들었다.
리 총리는 "귀에 거슬리는 말이든, 가슴을 찌르는 말이든 상관 없으니 터놓고 말해달라. 우리가 지금 하는 간담회는 솔직하게 말하는 자리다"라고 말하며 참석자들의 발언을 유도했다. 좌담회에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과 류밍중 제일중형기계 회장, 타오둥 크레디트스위스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유용딩 중국 사회과학원 선임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가장 쓴 소리를 한 인물로는 마 회장이 꼽힌다.
중국에서 민간 기업인이 최고위급 지도자의 면전에서 정부의 경제 정책기조를 겨냥해 이처럼 신랄한 비판성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리 총리는 "마 회장의 발언은 불평이 아니라 진짜 문제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너무 귀에 거슬릴까봐 걱정했는데 모두 마음을 파고드는 말이었다"고 말하며 이를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 "우리는 그 말이 혹독할지라도 사람들과 시장이 '불평'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한다. 정부는 모두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또한 진지하게 들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유용딩 연구원은 정부가 경제성장 둔화를 막는 것을 가장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프라 투자 속도를 높이고 더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야한다"며 "정부는 경제의 추가 하락을 막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필요 수준 만큼 성장 속도가 나오지 않으면 안정성 지표가 악화돼 구조조정, 경제체제개혁 등 해결해야 하는 장기적인 문제들에 손을 델 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을 신경 쓰지 않고 강력한 부채 축소(디레버리징) 정책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만 하다가는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음을 지적한 말이다.
리 총리는 "올해 고난과 도전이 더욱 엄중한 상황"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온건한 통화 정책을 구사할 것이다. 개혁개방을 심화하고 경영 환경을 최적화해 시장에 활력을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국 언론들은 마 회장의 쓴 소리가 담긴 좌담회 내용들을 일제히 보도하며 자국 경기가 급속한 둔화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민간의 의견을 수용하는 '개방적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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