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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체육회장 “마지막이란 각오로 쇄신할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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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미투’ 도화선 빙상연맹 심층 조사 공언
국가대표 선수촌 여성 부촌장·관리관 배치 등 대책도 발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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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발한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의 폭로를 계기로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심층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이사회에 앞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엘리트 체육의)관리 감독 최고 책임자로서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고 정상화시키기 위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철처히 쇄신토록 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고교 재학시절 코치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전 유도선수 신유용의 고발 등을 포함해 최근 체육계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는 ‘미투(MeToo·나도 폭로한다)’를 염두에 두고 사과문을 낭독하며 여러 차례 고개 숙여 사죄했다.

이 회장은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도 용기를 내어 주신 우리 피해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국체육이 오늘날 세계 10대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성원, 격려를 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정부 및 후원을 해주신 기업인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며 땀방울을 흘리며 훈련에 임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한국체육의 발전을 위하여 헌신하고 노력하는 우리 체육인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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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성폭력 사태 등 각종 비위를 차단하기 위한 실행 대책도 제시했다. 우선 국가대표 선수촌 등 훈련 시설에 여성 관리관이 배치된다. 심석희가 성폭행 피해 장소로 선수촌 내 라커룸 등 국가 운영 시설을 언급한 데 따른 조치다. 남성 중심 문화와 규율이 지배하는 대표 선수 관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여성 부촌장 제도도 신설된다.

이 회장은 “여성 부촌장과 여성 훈련관리관을 채용하고 숙소·일상생활 관리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면서 “선수촌 내 인권상담센터를 설치하고 인권관리관을 상주 배치해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후견자 임무도 부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 소속의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구성된 상시 고충상담 창구도 설치할 방침이다.

훈련장 내 위험지역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주요 사각지대에 폐쇄회로(CC)TV를 보강하고 남녀 라커룸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비상벨 설치도 의무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도자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해 지도자 ‘풀제’와 복수 지도자 운영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메달을 포기하는 일이 있더라도 온정주의 문화를 철폐하겠다”면서 성폭력 가해자를 체육계에서 영구제명하고 국내외 취업을 원천 차단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대한체육회 누리집, 보도자료 등을 통해 처벌·징계내역의 공시를 의무화하고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밖에 성폭력 조사와 교육을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이 회장은 “(성)폭력 관련 사안의 처리는 시민사회단체나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등 외부 기관에 전적으로 맡길 계획”이라며 “선수와 지도자,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도 연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연대와 스포츠문화연구소, 체육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5일 대한체육회 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육계 미투 파문에 대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문화연대와 스포츠문화연구소, 체육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5일 대한체육회 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육계 미투 파문에 대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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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는 성적 지상주의와 엘리트 체육 위주의 육성 방식에 대한 전면 재검토도 추진된다. 대표 선수 육성과 관리 문제가 불거진 합숙 시스템은 물론 도제식 훈련방식이 검토 대상이다. 이 회장은 “정부, 시민사회 단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와 같은 방안을 즉시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회장이 이사회에 참석하기 전 스포츠문화연구소, 문화연대, 체육시민연대 등 체육계 시민단체들은 이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였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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