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증가율 버금가던 석유·화학도 저유가로 고꾸러져
수출액 자체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
7일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올해 수출 증가세 둔화 소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을 주도한 석유ㆍ석유화학 제품군은 올해 수출 증가 약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12월부터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6.1%(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가장 큰 원인은 유가 하락이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를 제외한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등 국제유가는 4일 기준(현지시간) 배럴당 50달러 근처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0월초만 해도 80달러를 훌쩍 넘겼는데 석달만에 30달러 이상 빠진 것이다.
최근 유가 흐름을 반영해 세계 주요 기관들은 올해 유가 전망을 줄줄이 낮췄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브렌트유 기준, 작년 11월 배럴당 71.9달러로 전망했지만 지난달에는 61.0달러로 크게 낮췄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는 유가 전망치를 같은 기간 75달러에서 69.6달러로, 영국 옥스퍼드경제연구소(OEF)는 69.8달러에서 63.0달러로 낮춰 잡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홍서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반도체는 산업 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있고, 유가 약세 영향이 당분간 단가에 영향을 미쳐 관련 제품 수출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저유가 기조가 지속 돼 전체 수출액이 줄어도 정유사와 석유화학사들의 영업이익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 가격 하락 속도가 유가 보다는 느리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겼던 시절엔 원가가 너무 비쌌다"며 "올해 유가가 하향 한정화된다면 전체 수출 규모는 줄어들지만 스프레드(제품 가격-원가)는 오히려 늘어나 영업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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