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애플]임시방편 조치로 이용자 기만한 애플
배터리 결함 문제 본질 해결 않고 성능 저하로 이용자들 반발 직면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낮추면서 이용자들의 반발에 직면해 사과 성명과 보상책을 내놨다. 뒤늦게 배터리 교체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나섰지만 이용자들의 배신감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미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아이폰6 이상 모델에 대해 배터리를 교체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1월 말부터 12월까지 '아이폰6' 이상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 중 보증 기간이 만료된 경우 배터리를 29달러에 교체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애플은 내년 아이폰 배터리 상태를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담은 iOS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다. 애플은 "우리는 의도적으로 애플 제품의 수명을 단축하거나 고객에게 기기 업그레이드를 유도하기 위해 사용자 경험을 저하시키는 일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으며 결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 성능 저하 논란은 12월 들어 본격화됐다. 지난 12일 IT커뮤니티 레딧을 통해 한 아이폰 이용자가 아이폰6를 iOS11로 업데이트한 후 처리속도가 급격히 저하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스마트폰 성능 테스트 긱벤치를 통해 배터리와 기기 성능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같은 제품이라도 오래된 배터리로 실험한 결과 성능이 급격히 떨어졌다.
아이폰6의 구형 배터리로 실험했을 때 싱글코어 1466점, 멀티코어 2512점이었다. 동일한 폰에서 새 배터리로 교체한 후 실험해보니 싱글코어 2526점, 멀티코어 4456점으로 두 배 가량 점수 차이가 벌어졌다. 해당 실험 결과로 새 배터리로 교체하면 속도 저하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진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성능을 먼저 제한 조치를 취해 역풍을 맞게 됐다.
이에 지난 20일 애플은 "아이폰에 탑재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잔량이 적거나 기온이 내려갈 때 전력공급에 차질이 발생한다"며 "이는 아이폰이 예기치 못하게 꺼지는 현상을 초래하는데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자체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성능 저하 업데이트가 적용된 아이폰은 아이폰6, 아이폰6s, 아이폰SE, 아이폰7 등이다.
애플이 고의로 성능을 저하한 사실을 인정하자 이용자들의 반발은 더 거세졌다. 미국 뉴욕, 캘리포니아, 시카고 등에서 잇따라 소송이 제기됐고 국내에서도 집단소송을 준비중이다.
애플이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저하시킨 것은 아이폰 꺼짐현상과도 관련이 있다. 지난해 11월 아이폰6s 이용자들이 배터리가 30% 남은 상태에서도 기기가 꺼지는 현상을 겪었다. 이에 대해 애플은 2015년 9~10월에 제조된 일부 아이폰6s의 배터리 결함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일부 기기만 교체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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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배터리 결함을 숨기기 위해 고의로 성능을 저하시켰다는 비난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애플을 상대로 세번째 소송을 제기한 아이폰 이용자 키튼 하비는 "애플이 2016년 11월 극소수 아이폰 6s와 6s 플러스 사용자들에게 폰이 꺼지는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고, 제한된 배터리 교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며 "그러나 애플은 후에 다른 아이폰 모델들도 영향을 받았다고 시인하며 결함있는 배터리 범위를 감추기 위해 감속 조치를 취함으로써 고객들을 오도했다"고 지적했다.
애플이 기기의 결함을 해결하려는 노력 대신 임시방편의 조치로 이용자들을 기만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게다가 성능 저하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새 기기로 교체한 이용자도 상당수다. 이번 사과 성명과 배터리 교체 보상안으로는 실망한 이용자들을 달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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