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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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팩트(Fact)와 논리보다는 감정의 충돌이었다."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결심공판을 바라본 일부 법조계 시각이다.


독대 당사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0차 독대'를 둘러싼 진실 공방을 벌이면서 객관적 증거에 기반한 법리 싸움보다는 감정적인 다툼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게 원심 때와 같은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현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전ㆍ현직 임원 5명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0차 독대는 절대 없었다'고 강변했다. 앞서 특검팀은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오고 갔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공판 막바지에 '0차 독대'가 있었다는 내용을 공소장에 추가했다.


기존에 알려진 두 사람의 1차 독대 날인 2014년 9월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의 만남 이전에도 같은달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단독면담을 가졌다는 게 요지다. 1차 독대 당시 단 5분간의 만남에서 두 사람이 부정한 청탁과 뇌물수수 합의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날 사전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특검 주장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전날 피고인 신문에서 "9월12일에 (박 전 대통령을) 만난 적이 확실히 없다"며 "제가 그걸 기억 못하면 치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7월25일 처음 청와대 안가에 가면서 저와 운전기사가 안가 위치를 모르니까 전화를 하면서 찾아갔다"며 "만약 제가 9월12일 (안가에) 갔었다면 왜 그랬겠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초) 특검 조사 당시 세차례 단독면담에 대해 다 진술했다"며 "실제로 9월12일 면담이 있었다면 그것을 굳이 특검에 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특검팀 역시 최종 의견을 밝히면서 가장 먼저 '0차 독대'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박주성 검사는 "단독면담이 있을 때마다 이 부회장과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은 서로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9월12일에도 이 부회장은 안 전 수석에게 '편하실 때 문자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박 검사는 "청와대 경호처 역시 박 전 대통령이 9월12일 안가에 머물렀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며 "사실조회 회신 결과 이 부회장이 그날 오후에 차를 타고 외출했다는 점도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특검팀 주장을 받아들여 '0차 독대' 사실을 인정한다면 항소심 역시 특검팀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1심 재판부가 이미 포괄적 현안인 경영권 승계에 대한 이 부회장의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한 만큼 '0차 독대'가 항소심 재판부의 유죄 심증을 굳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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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0차 독대'를 포함한 수차례의 독대에서 '부정한 청탁'이 존재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만큼 항소심에서 특검의 주장이 배척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핵심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이 증언을 완강히 거부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특검 주장과 정황 증거밖에 없는 탓이다.


삼성 측 변호인 역시 최후 변론에서 "유죄 판결은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된 경우에 한해 가능하다"며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인 증거재판주의와 무죄추정원칙이 살아 있음을 확인시켜 달라"고 강조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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