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리차, 볼보 상용차 최대주주로…탄력받는 '자동차 굴기'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1999년 승용차와 상용차 두 개 브랜드로 분리 매각됐던 볼보자동차가 중국이라는 한 지붕 아래 다시 모였다. 중국 3대 자동차 제조사인 저장지리홀딩스(이하 지리차)가 2010년 미국 포드로부터 볼보 승용차 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는 볼보 트럭과 버스를 만드는 볼보AB의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로 부상한 것이다.
28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지리차는 전날 유럽의 최대 행동주의 투자가인 세비안 캐피탈로부터 볼보AB 지분 8.2% 전량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약 39억달러(약 4조1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장의 평가 가치 대비 20% 이상 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이다. 이번 인수는 지리차의 역대 인수합병(M&A) 규모 중 최대이기도 하다. FT는 이번 인수로 볼보가 다시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될 수도 있다고 봤다.
지리차의 역대급 베팅은 최근 수년 동안 중국 자동차 회사의 공격적인 해외 M&A를 통한 '자동차 굴기'를 더욱 가속화하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WSJ 분석을 보면 올해 상반기 중국 기업의 1억달러 이상 자동차 분야 해외 대형 투자는 총 8건으로, 액수는 55억달러(약 5조9000억원)에 달했다. 2015년과 지난해 연간 대형 해외 투자 건수가 각각 7건과 9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반년 만에 1년 '장사'를 다 한 셈이다. 지리차의 이번 볼보 상용차 지분 매입까지 포함하면 올해에만 우리 돈으로 10조원 이상을 해외 자동차 산업에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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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차가 2010년 볼보 승용차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업계에서는 '뱀이 코끼리를 삼켰다'면서 M&A 실패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양 사는 볼보의 고급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대대적인 투자로 기술력을 키웠다. 볼보는 브랜드 순위는 물론 매출 실적에서도 성장 가도를 달렸다. 지리차는 올해 말레이시아 국영 자동차 회사 프로톤 지분 49%와 영국 스포츠카 제조사 로터스 지분 51%를 사들이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볼보 상용차는 전기자동차(EV)와 선진 운전 지원 시스템 등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투자를 계기로 지리차와 볼보차의 EV와 자율주행 기술 공동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빠른 발전은 세계 1위 내수시장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 대수는 2800만대로 전 세계 총 판매량(8400만대)의 3분의1을 차지했다. 올해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과학기술부는 공동으로 오는 2025년 자동차 생산량 3500만대, 신에너지 차량 비중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 '중국 자동차 산업 중장기 발전 규획'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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