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 승부수를 던졌다.


김 회장은 내년 3월 두번째 임기 만료를 앞두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고, 전원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회추위와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에서 사내이사를 모두 제외하는 내용의 새 지배구조개선안을 의결했다. 회추위에서 김 회장이 제외되며 사외이사 7명 전원이 회추위원에 이름을 올린다.


사외이사 선임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주주 또는 외부자문 기관을 통해 사외이사를 추천받는 방안을 활성화하고, 추천 경로도 연차보고서에 명시하기로 했다. 후계자 양성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임원 대상으로 운영하던 기존 해외 MBA 지원 프로그램을 후보자 중심으로 개편ㆍ강화한다. 또 감사위원후보자격 검증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고 경영발전위원회의 임원 성과 평가 규준도 개정한다.

이 같은 개선안은 최근 금융감독원이 하나금융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내린 경영 유의 지적사항 7건을 모두 반영한 것이다. 윤종남 하나금융 이사회 의장은 "감독 당국의 지배구조개선 요구 사항을 모두 반영해 객관성, 투명성, 공정성을 강화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했다"며 "조만간 새로 구성된 회추위를 열어 회장 후보군을 압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개선안 마련으로 김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김 회장의 3연임 가도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과 셀프 연임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적과 경영비전으로만 3연임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김 회장은 가장 큰 업적으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이다. 당초 2017년 통합계획을 2년이나 앞당겼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 등 아픔도 적지 않았다.


실적 역시 개선됐다. 하나금융지주는 2012년 순이익 1조7292억원에서 2013년 9930억원, 2014년 9788억원, 2015년 9542억원으로 뒷걸음질치다가 지난해 1조3997억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 들어서도 지난 3분기 순이익 5100억원을 포함해 연간 누적 순이익 1조5410억원을 기록했다. 이 추세면 2012년 당시 실적을 넘어 '순이익 2조원 클럽'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시너지효과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난 것이다.


최고경영자(CEO) 평가에서 빠질 수 없는 주가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2012년 3월 김 회장 첫 취임 당시 주당 4만4500원이던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22일 현재 5만300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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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김 회장 3연임 가도에 청신호만 켜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선,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 노조와의 해묵은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여기에 은행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보험, 금융투자, 카드 등의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지배구조 개선안으로 김회장의 3연임과 관련된 부정적인 요인들이 모두 제거된 것은 아니지만 그가 실적과 비전 등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틀은 마련했다"며 "앞으로 그가 어떤 비전을 제시하느냐가 3연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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