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어려워지는 대출·시장 포화
소득 감소·부채 증가 더 심화될 듯


서울 시내 한 상가건물 1층의 모습. 가두점이 폐업한 뒤 깔세(단기로 임차해 매장을 운영하는) 매장으로 잠시 운영된 이후 폐점되고 현수막만 남아있다.

서울 시내 한 상가건물 1층의 모습. 가두점이 폐업한 뒤 깔세(단기로 임차해 매장을 운영하는) 매장으로 잠시 운영된 이후 폐점되고 현수막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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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내년 자영업자에게는 '데스밸리(Death Valleyㆍ죽음의 계곡)'를 넘는 한 해가 될 공산이 커졌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와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의 진입이 잇따르면서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은 늘고 대출은 어려워지면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겨우 생존하는 극한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자영업자(가구주) 가구소득은 지난해 5739만원으로 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부채는 1억87만원으로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했고, 이 가운데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금융부채가 77.7%를 차지했다.


상용근로자와 비교해보면 자영업자는 소득은 낮고 부채는 양과 질에서 모두 악화됐다. 상용근로자의 소득은 6544만원으로 자영업자보다 절대적인 규모가 높으며, 전년대비 증가율도 3.1%로 나타났다. 부채 대비 금융부채 비중도 70.9%에 머물렀다.

버는 돈을 빚 갚는 데 쓰는 비중도 크게 비교된다. 자영업자는 원리금 상환액이 처분가능소득의 34.8%나 되는 반면 상용근로자는 22.0%로 집계됐다. 자영업자의 경우 소득증가율이 낮은데 이마저도 빚 갚는데 쓰며 허덕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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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자영업자의 사정은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17년만에 최대폭으로 오른 최저임금은 자영업자에게 가장 큰 부담이다. 최저임금은 내년 1월부터 기존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인상된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은 최저임금 1만원 단계별 인상에 따른 중ㆍ소상공인 인건비 부담을 3년간 176조원(중소기업 139조9967억, 소상공인 36조)으로 추산했다.


자영업자의 부담은 늘어나지만 금융기관의 문턱을 넘기는 더 어려워졌다. 내년부터 은행에서는 자영업자 대출 심사 때 소득 대비 대출 비율(LTI)도 참고 지표로 활용하게 된다. 차주의 모든 금융권 가계 대출과 자영업자 대출을 합산한 금액을 대출 총액으로 활용하게 되는데, '1억원 이상' 신규대출시에는 참고지표로 삼아야 한다.


금리인상기를 앞두고 빚이 가파르게 늘어난 점도 우려스럽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자영업자들의 은행 대출 증가액은 2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증가액보다 4조원 이상 많았다. 특히 비은행권에서 자영업자가 빌린 돈은 지난 9월 말 기존 60조원을 넘어서면서 1년 전보다 42.3%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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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영세자영업자의 비중이 높은 숙박ㆍ음식점업은 소득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대출심사가 강화되면 이들의 대출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금리가 높은 곳으로 '풍선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미 포화상태인 자영업에 진입하려는 사람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부가가치세를 신고한 자영업자의 수는 600만명을 넘어서 전년대비 3.9% 증가했다. 베이비부머, 청년층의 유입으로 인한 경쟁심화와 경기불황에 문을 닫은 자영업체는 91만개에 이른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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