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비핵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일제히 반색했다.


중국은 그러나 틸러슨 장관의 일방적인 견해일 수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강경 노선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다. 실제 미국 백악관은 불과 하루 뒤 틸러슨 장관의 제안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치면서 기존의 대북 정책 고수 입장을 전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생각과 제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쌍궤병행(雙軌竝行ㆍ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雙中斷ㆍ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제안했다"면서 "양측이 서로 마주보며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가 적절히 해결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은 전날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이 공동 주최한 '환태평양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에서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며 파격적인 대화를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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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틸러슨 장관의 제안이 건설적이고 감동적이라며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같은 건설적 성명은 우리가 지금까지 들어온 대결적 수사보다 훨씬 더 감동적이고 환영할 만하다"며 "한반도의 추가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어떠한 행보도 절대적으로 비건설적이라는 러시아 측의 호소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도 "최근 미국 고위 인사의 발언 뒤에 북ㆍ미 간 직접 대화 가능성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관영 언론의 입을 빌려 북한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14일 사평에서 "틸러슨 장관과 국무부의 입장을 보여준 것에 불과할 뿐 트럼프 대통령과 교감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틸러슨 장관의 대화 제안이 미국의 대북 군사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가 북한에 대해 당근과 채찍 놀음을 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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